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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인수

법원 “아시아나항공, ‘매각무산’추진 당시 받은 2500억 계약금, 사용 가능”···HDC 현산,“즉각 항소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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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이 회사 매각을 추진할 당시 HDC현대산업개발(현산)으로부터 받은 2500억원의 계약금 소유권을 놓고 법원이 아시아나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6부(문성관 부장판사)는 17일 아시아나항공과 금호건설이 현산·미래에셋증권을 상대로 “계약금 2500억원을 쓸 수 있도록 해달라”는 질권소멸 통지 및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아시아나항공·금호건설이 현산·미래에셋으로부터 받은 계약금 2500억원을 돌려줄 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함께 현산과 미래에셋은 아시아나항공, 금호건설에 손해배상 명목으로 각각 10억원, 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계약서의 진술 및 보장 조항과 확약 조항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어서 피고들에겐 거래를 종결해야 할 의무가 발생했다”면서 “이 사건 인수 계약은 원고들의 해지 통보로 인해 적법하게 해지됐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들이 지급한 계약금도 인수 계약서에서 정한 바에 따라 위약벌로 모두 원고들에게 귀속된다”며 “계약금에 설정된 질권 또한 모두 소멸했으며 피고들에겐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봤다. 판결이 확정되면 현산과 미래에셋증권이 지불한 계약금 2500억원은 아시아나항공과 금호건설에 귀속된다.

앞서 지난 2019년 11월 현산과 미래에셋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전체 인수금액의 10%인 계약금 2500억원을 아시아나항공에 지불했으나, 이후 “재무재표의 중대한 변동이 생겼다”며 재실사를 요구하다 갈등을 빚었다. 당초 계약은 현산과 미래에셋이 아시아나항공 지분 30.77% 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2조5000억원에 사들이는 것이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인 금호산업은 “현산이 인수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재심사 요구를 거부했고,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2020년 9월 최종 무산됐다. 통상 계약취소가 발생했을 때 이미 지급한 계약금은 매도인(아시아나항공)에 귀속이 되지만 계약취소 사유가 매도인에게 있을 경우 계약금을 돌려줘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산에 인수의지가 없었기 때문에 계약이 무산된 것”이라는 입장이나, 현산은 “아시아나 항공이 인수에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반박해왔다.

이후 아시아나항공은 현산에 계약금 2500억원에 설정된 ‘질권’을 해제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현산이 이를 거부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질권’이란 쉽게 말해 전당포에 물건을 맡기고 돈을 빌렸을 때 물건을 맡은 전당포 주인이 가지는 권리를 말한다. 즉 돈을 빌린 사람이 돈을 갚을 때까지 전당포 주인이 맡은 물건에 갖고 있는 권리가 ‘질권’이다. 질권은 상대방이 있는 권리이기 때문에 물건을 맡긴 상대방이 해당 물건의 처분권리를 주지 않는 이상 임의처분이 불가능하다.

즉 현산이 계악금 2500억원에 질권설정을 함으로써 설령 인수계약이 최종 무산됐더라고 곧바로 계약금 2500억원이 아시아나항공에 귀속되는 게 아니라 현산이 “처분해도 된다”는 질권해제를 해주지 않는 이상 처분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한편 현산은 즉각 항소한다는 입장이다. 현산은 1심 선고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과정 중 매도인측의 귀책으로 발생한 부정적 영향이 판결에 반영되지 않은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면서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후 항소하는 등 주주와 이해관계자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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