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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이슈 물가와 GDP

日 3분기 GDP, 4분기 만에 역성장…"개인소비 주춤·수입 증가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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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연율 환산 기준, 전분기 대비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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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의 대표적인 쇼핑거리인 아메요코 상가 거리를 걷고 있는 사람들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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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엔화 약세 등에 따른 물가상승에 흔들리고 있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NHK·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내각부는 올해 7~9월 물가변동 영향을 제외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전 분기 대비 0.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또 이런 추세가 1년간 계속된다고 가정한 연율 환산 기준으로는 1.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 분기 대비 0.3% 증가, 연율 환산 기준 1.1% 증가를 모두 벗어난 결과로, 일본의 실질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3분기 이후 4분기 만에 처음이다.

일본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소비'가 코로나19 감염 재확산과 에너지·식료품 등 물가상승의 영향으로 주춤한 것이 마이너스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내각부 자료에 따르면 7~9월 일본의 개인소비는 전 분기 대비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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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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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가치 하락으로 수입이 수출 보다 크게 증가한 것도 GDP 역성장의 요인이 됐다. 아사히신문은 "수출보다 수입이 많으면 GDP 성장률에 부담이 된다"며 "7~9월 수입 증가율은 전 분기 대비 5.2%로 수출 증가율 1.9%를 크게 웃돌았다"고 지적했다. 내각부는 "광고에서 일본 기업의 해외 지출이 크게 늘었고, 결제 시기의 차이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다이이치생명 경제연구소의 나가하마 리히로 수석 경제분석가는 닛케이에 "국내 수요(소비)가 그렇게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GDP 수치 자체만 보고 (경제를) 비관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면서도 "이번 GDP 역성장의 최대 요인을 실질 수입 증가"라고 짚었다. 이어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 경제의 구조적 문제라며 "이번 GDP 발표는 국내 자급률 향상이 주요 과제라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초 달러당 110엔대 머물렀던 엔화 환율은 지난달 20일 150엔을 넘어섰고, 엔화 가치는 30여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환율과 화폐 가치는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가치는 떨어진다. 미국, 유럽 등 주요 경제국이 물가상승률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 인상 등 공격적인 긴축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일본은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고집했다. 이는 엔저 현상을 부추겼고, 엔화 가치는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떨어졌다.

급격한 엔화 약세에 놀란 일본 정부는 지난 9~10월 달러를 매도하고 엔화를 매수하는 형태의 대규모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이 여파로 엔화 환율은 130엔대까지 떨어지며 엔화 강세로 전환했다. 이날 오전 11시 7분 현재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 환율은 전일 대비 0.52% 오른 140.22~140.24엔에서 움직이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전날 나고야에서 열린 금융경제간담회 이후 기자회견에서 "내년 이후 일본의 물가상승률 전망이 2%에 달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이 엔화 가치를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 상승했다. 오는 18일 발표될 예정인 10월 CPI도 3%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개인소비와 함께 일본 내수의 주축인 기업 설비 투자는 전 분기 대비 1.5% 증가해 2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완화로 경제활동이 회복된 가운데 그간 연기됐던 기업들의 투자가 재개된 영향이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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