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OECD 차원의 국제 합의, 내년 중순 이행 차질 예상
유럽연합(EU)이 지난해 7월 경제협력개발기구 차원에서 합의된 다국적기업에 대한 공평 과세 방안에 대한 후속 조처를 미국이 늦추는 데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을 대표하는 거대 기술기업들의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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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136개국이 지난해 7월 초 합의한 거대 다국적 기업에 대한 공평 과세 방안을 미국이 이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자, 유럽연합(EU)이 미국 거대 기술기업 등을 겨냥한 디지털 서비스 과세 논의를 재개한다는 방침을 꺼냈다.
유럽연합 순회 의장국인 체코의 즈비녜크 스탄주라 재무장관은 많은 회원국에서 미국이 지난해 합의한 과세 방안을 이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유럽연합은 그동안 논의하던 디지털 과세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지난해 상반기에 중단하고 이 문제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로 가져가기로 했다. 이어, 지난해 7월 초 경제협력개발기구는 다국적 기업들이 사업을 영위하는 나라들에서 세금을 제대로 내게 하는 방안을 마련해 세계 136개국의 동의를 얻어냈다.
당시 합의된 방안은 두 개 세부 합의로 나뉜다. 첫째, 거대 다국적 기업이 국가별 이익을 구분해 각국에 신고해 본사가 있는 나라가 아니라 영업이 발생한 나라에서 세금을 물리게 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다국적 기업들이 조세를 회피하지 못하도록 전세계가 법인세율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정하는 것이었다. 현재 예상되는 최저 세율은 15%다.
경제협력개발기구는 이 합의에 따라 세계 각국이 매년 추가로 확보하게 될 세수가 1500억달러(약 208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이 방안을 이행하기 위한 각국의 후속 조처가 늦어지며 내년 중반으로 잡은 시행 일정을 지키기 어러워졌다. 특히, 8일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스탄주라 재무장관은 “우리가 6개월을 더 기다려야할지, 9개월을 더 기다려야할지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시간을 오래 끌수록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은 더 낮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유럽은 디지털 세금 논의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연합이 거대 기술기업에 대한 디지털 과세를 디시 추진할 경우 미국과의 무역 마찰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미국 법무법인 ‘캐플린 앤드 드리스데일’의 세금 전문가 피터 반스는 유럽연합 등이 미국 기업들에게 불리한 디지털 서비스 세금을 부과하면 미국 정부가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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