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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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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서 한독포럼 20주년…"북핵 한·독·EU 협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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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독 가치파트너로서 한반도에서 긴장고조 완화 노력 함께해야"

"에너지위기 대응 녹색기술 협력 대폭 강화…한독 기술협력체 구성 필요"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북핵 문제의 해결과 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해서는 한국과 독일, 유럽연합(EU)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과 독일의 각 분야 저명인사들이 양국 및 세계 현안에 관해 논의하는 민간 상설 회의체 한독 포럼에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동아시아 국제정치에도 심각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인 만큼, 한독 양국은 가치동맹으로서 한반도에서의 긴장 고조 완화 노력에 함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위기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녹색기술에 대한 협력을 대폭 강화하는 등 한독 기술협력체 구성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연합뉴스

베를린 연방의회에서 열린 제20차 한독포럼
[국제교류재단 제공=연합뉴스]


한국 측 대표단의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지난 3일 베를린 연방의회에서 열린 한독포럼 기조세션 발제에서 "북한이 최근 대남 선제 핵 타격 법제화를 단행해 남한을 압박하자 한국에서는 이에 대응해 확장억제 정책, 전술핵 배치, 핵 공유, 독자 핵개발 등 다양한 주장이 나오고 있다"면서 "1970년대말 헬무트 슈미트 총리 시대 독일에서 벌어진 핵안보 논쟁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독포럼은 2∼6일 독일 베를린 연방의회에서 한독협회와 독일의 독한포럼, 국제교류재단(KF) 주최로 열렸다. 한독포럼은 올해 20주년을 맞으며, 한독 주니어포럼은 10주년을 맞는다.

김 전 총리는 "새 정부는 기본적으로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한미일의 협력체제를 공고히 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입장"이라며 "미중 패권 갈등 속에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유지하고 북핵 문제의 해결 및 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해 한국과 독일 및 EU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르트무트 코쉭 한독포럼 공동의장 겸 전 독일 재무부 정무차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독일과 한국의 민주주의가 서로 어깨를 맞대어 협력해간다는 점은 올해 포럼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한독포럼의 개최지로 베를린이 선정된 것은 한반도의 분단상황이 장기간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면서 "독일은 두 분단국가의 대화가 단절되지 않고, 대한민국의 평화를 위한 노력이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계속해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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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연방의회에서 열린 제20차 한독포럼
[국제교류재단 제공=연합뉴스]


윤영관 서울대 명예교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국가와 국가 사이에 지켜져 온 기본적 국제규범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며 "동아시아에서도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가 흔들리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무력을 통한 영토의 현상 변경 금지라는 원칙이 대만에서 깨어질 가능성, 북한의 핵 개발이 그런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과는 한국이 위치한 동아시아 국제정치에도 심각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러시아의 승리는 힘이 정의인 세계, 소국의 영토주권과 자결권이 보호받지 못하는 험한 세계가 올 것임을 의미한다. 그렇게 되면 대국들에 둘러싸인 한국 같은 나라의 입지가 가장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인프라와 기반시설 재건을 위해 한국 정부는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고, 이와 관련해 한독 양국 정부간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한독 양국 정부는 한반도에서 고조되고 있는 긴장의 완화, 항구적인 평화구축을 위한 노력에 함께 할 필요가 있다. 이런 모든 양국협력은 규범 기반 국제질서의 유지 강화라는 목표를 공유하는 가치동맹 정신에 따라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협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공동위원장은 "한독 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상황을 반영해 에너지 협력의 지평을 새롭게 확대하는 한편, 기후위기에 함께 대응하기 위해 녹색기술 분야에 대한 협력을 대폭 강화하고 양국의 강점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독 기술협력체 구성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제의했다.

한독포럼 참석자들은 포럼 결과를 토대로 정책건의서를 작성, 양국 정부에 건의한다.

올해 한독포럼에는 양국 정계, 재계, 언론계, 학계 등 각계 분야 인사 4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한독포럼 공동의장인 김기환 KF 이사장과 김영진 한독협회 회장, 이상민 한독의원친선협회 회장, 김선욱 포스코청암재단 이사장, 김은미 이화여대 총장, 김재신·이경수 전 주독일대사가, 독일 측에서는 토비아스 린드너 독일 외무부 정무차관, 하이케 베렌스 독한의원친선협회 회장, 도리스 헤르트람프 전 주북한독일대사, 노르베르트 바스 전 주한독일대사와 우베 슈멜터 독한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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