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타·현대차증권, 연 10%대…이달 중순 대형사도 합세
전 세계적 고금리 기조에 이자 폭탄을 피하기 위한 동학개미들의 몸부림이 거세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 증시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는 올해 들어서만 30%나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이들의 고통은 오히려 더 커지는 분위기다. 금리인상이 가속화되면서 증권사 신용공여 이자율도 덩달아 뛰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일부 증권사 이자는 연 10%를 넘어선 상태다. 내리막길만 걷고 있는 지수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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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공여 잔고 16조원대로 줄어 2년 전 회귀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 국내 증시 신용공여 잔고는 코스피 8조5859억원, 코스닥 7조5182억원 등 총 16조1041억원을 기록했다. 신용공여 잔고는 개인투자자가 증권사에 보유한 주식이나 현금을 담보로 빌려 주식을 사고 아직 갚지 않은 돈이다.
작년 말 잔고(23조886억원)를 감안하면 올해 들어서만 30% 이상이 급감했다. 특히 최근에는 16조원대까지 쪼그라들면서 2년 전인 11월 초(16조5604억원)로 회귀한 수준에 이르렀다.
금리인상을 버텨내지 못한 개미들이 빚투 규모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공여 이자율은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얹어 산출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들어서만 빅스텝(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두번 밀어붙였는데 여기에 미국은 4연속 자이언트스텝(한꺼번에 0.75%포인트 인상)까지 단행했다. 인플레이션 가속화 국면에서 한미 간 금리까지 역전된 만큼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커졌다.
여전히 맥을 못추는 국내 증시도 걸림돌이다. 신용공여를 이용한 투자는 통상 지수 상승이 예상될 때 이뤄지는데 지금은 개미들이 돈을 벌기 쉽지 않은 장세라서다. 최근 가파른 하락을 멈추고 박스권을 형성하는 듯 보였던 코스피는 지난 2일(현지시간) "최종 금리(Terminal Rate)가 예상보다 더 높은 수준일 것"이라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다시 2300을 위협받고 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 연준의 최종 금리 전망치 상향은 주식시장에 재차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대차증권 연 10.5%까지 물려…"개미 비용증가 불가피"
문제는 동학개미가 감당해야 하는 이자율이다. 고금리 기조 속에서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물리는 빚투 이자폭도 껑충 뛰어서다.
이미 신용공여 이자율이 연 10%를 넘어선 증권사들이 나왔다. 유안타증권은 150~180일의 신용공여를 받은 투자자들에게 연 10.3%의 이자를 물리고 있다. 현대차증권의 경우 일반등급 투자자 대상 90일 초과 신용공여 금리가 연 10.5%다. 31~90일 구간의 이자율 또한 연 9.90%로 10%에 육박한다.
NH투자증권(나무계좌, 16일 이상 연 9.9%), 삼성증권(비대면계좌, 90일 이상 연 9.9%) 등 대형 증권사들 또한 신용공여 이자율이 연 10%대에 임박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오는 21일부터 지점 및 은행연계 계좌라도 신용공여 기간이 90일을 초과하면 연 10.1%의 이자를 물리기로 했다. 이외에도 추가 인상을 검토하는 증권사가 여럿이다.
한재혁 하나증권 주식시황 연구원은 "앞선 폭발적 유동성에 증시에는 많은 융자(자금)가 유입됐고 아직도 레버리지성 자금은 상당한 수준"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미국의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인 가운데 개미들의 신용공여 비용도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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