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검장 시절 4·3 사건 재심 처리 언급
“국가권력에 의해 억울하게 용공으로 몰려”
“권위주의 정권 반성한다면 월북 단정해선 안돼”
서욱 전 국방부장관 구속 여부 21일 심리
이원석 검찰총장이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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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검찰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진상을 수사 중인 가운데, 이원석 검찰총장이 “명확한 근거 없이 우리 국민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이라고 단정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장은 20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검찰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 신체를 지켜주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저희들의 책무라고 생각한다”며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이 참 중요한 사건이라고 판단하고, 일선청에서도 철저히 수사하도록 이미 당부와 지시를 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장은 제주지검장 재직 시절 4·3 사건을 재심을 통해 바로잡도록 했던 점을 언급하며 “많은 제주도민이, 양민들이 국가권력에 의해 억울하게 용공으로, 험한 표현이지만 빨갱이로 몰려 국가권력에 의해서 사망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했다. 이 총장은 “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공무원이었던 이대준 씨에 대해 월북한 것으로 되어 있었다, 만약 월북이라고 하면 북한으로 넘어가는 순간 국가보안법상 탈출죄에 해당이 된다”며 “뿐만 아니라 북한에 월북하라고 해서 들어갔다고 하면 아마 간첩죄에 해당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대에 했던 것에 대해 우리가 반성한다고 하면, 2020년에 명확한 근거 없이 국민의 생명을 지켜주지 못한 부분에 대해 그렇게 우리가 단정하는 것은 유족들이나 우리 국민에게 굉장히 큰 상처가 될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사건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하고 어느 부분까지 공직자로서 책임을 물어야 할지 저희가 심각하게 고민해 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중앙지법 김상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1일 서욱 전 국방부장관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에 대한 구속 여부를 심리한다. 서 전 장관은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가 자진 월북했다는 정부 판단과 배치되는 내용의 군사기밀을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MIMS·밈스)에서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서 전 장관은 당시 이미 퇴근한 담당직원을 사무실로 불러 군 첩보 관련보고서 60건을 삭제하도록 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팀은 지난 8월 서 전 장관의 자택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자료를 확보했다.
김 전 청장은 청와대 국가안보실 방침에 맞춰 이씨의 자진 월북을 단정하는 내용의 수사 결과를 발표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해경이 확인되지 않은 증거를 사용하거나 실험 결과를 왜곡하고,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 사생활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이씨의 월북을 단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배에 남겨진 슬리퍼가 이씨의 것이었다거나 꽃게 구매 알선을 하던 이씨가 구매대금을 도박자금으로 탕진했다는 등 해경이 발표한 월북 동기는 근거가 없다는 판단이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해경은 범죄심리전문가 등 7명 중 2명만 월북 가능성을 언급했는데도 “이씨가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도피를 위해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결론을 발표한 것으로 파악됐다.
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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