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채 금리 선반영 불구 연말까지 상승곡선 전망
하반기부터 카드론 금리 인상…연내 15% 돌파하나
한국은행 기준금리 변동 추이. /사진출처=한국은행 홈페이지 갈무리 |
[한국금융신문 김경찬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 50bp를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미 채권시장은 기준금리 인상이 선반영돼 조달금리가 단기간에 많이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다음달 마지막 금통위를 남기고 있어 연말까지 조달금리 상승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에 앞서 카드론(장기카드대출) 금리가 약 9개월 만에 상승하면서 15%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또한 기존 저금리로 조달했던 채권들이 내년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면서 이자 부담이 증대될 전망이다.
한국은행 금통위가 1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정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00%로 50bp를 추가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빅스텝 단행으로 한국 기준금리는 지난 2012년 이후 10년 만에 3% 시대로 진입하게 됐다.
금통위는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 상승으로 인해 물가의 추가 상승압력과 외환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는 만큼 정책대응의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 경기가 둔화되고 있지만 물가가 목표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번 금리 인상은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 확대와 환율, 물가의 추가 상승 위험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3연속 단행했다.
미국 기준금리 밴드는 기존 2.25~2.50%에서 3.00~3.25%로 인상되면서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는 최대 0.75%p였으나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0.25%p까지 좁혀졌다. 다만 다음달 초 미연준이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는 최대 1.00%p로 다시 벌어질 전망이다.
채권시장의 경우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했던 만큼 선반영돼 단기간 내 급격한 금리 인상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11일) 기준 여전채 ‘AA+’ 3년물 금리가 5.728%를 기록했다.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연초 2.420%로 시작해 지난 6월 17일에는 4.517%를 기록한 이후 다소 하락했으나 지난달 5%를 돌파한 이후 6%대를 넘보고 있다.
여전채 ‘A+’ 3년물 금리는 전일 기준 6.356%로 지난 8월 5%대를 돌파했으며 지난달 6%를 돌파한 이후 지속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여전채 ‘A-’ 3년물 금리의 경우 7.353%로 올해에만 3%p 넘게 상승했으며 지난달부터 7%대를 유지하고 있다.
카드론의 경우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의 표준등급 카드론 평균 금리는 13.22%로 전월 대비 0.35%p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약 9개월 만에 카드론 금리가 인상된 것이다.
우리카드 카드론 금리가 14.7%로 가장 높았으며 롯데카드 13.97%, 삼성카드 13.36%, KB국민카드 12.90% 등을 기록했다. 올해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에도 카드론은 조정금리를 통해 금리 인상을 방어했으나 하반기부터는 기준금리 인상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카드론 마저 금리가 인상됐다. 조정금리는 우대금리와 특판금리할인 등 기준가격에서 조정하는 금리로, 조정금리가 높을수록 우대 혜택이 확대됐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카드사들이 기존 장기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면 최근 시장금리 변동과 연동되는 ‘금리변동차 회사채’ 발행량을 늘려나가는 추세며 기업어음(CP)과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도 확대하는 모습이다. 주요 카드사가 발행하는 채권 비중을 보면 1년 이하가 30%를, 2년물도 30%를, 3년물이 40%를 차지하지만 금리 상승으로 카드채 발행 시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CP와 ABS 발행을 늘리고 있다.
캐피탈 업권의 경우 올해 실적 추이는 유지되나 내년부터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캐피탈 관계자는 “최근 채권발행은 1년물에서 1년 6개월물 발행이 주를 이루고 있고 장기물 수요는 떨어진 상황”이라며 “현재 고금리 채권 비중이 20%를 차지하는 가운데 내년 상반기에는 전체 3분의 1 수준의 저금리 채권 만기가 도래하는 만큼, 내년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캐피탈 관계자는 정책 지원을 통한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이 캐피탈 관계자는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에서 예상하고 있던 부분이고 시장에서는 4%를 타깃으로 하고 있어 이번 금리 인상은 큰 이슈가 아닐 것”이라며 “다만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시장 자체 능력만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책 지원을 통한 새로운 자금 유입으로 정상화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또한 캐피탈 관계자는 “저금리 채권으로 올해는 조달 금리 영향이 적었으나 내년에는 만기 채권 반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시장을 보수적으로 바라보면서 기존 자산건전성 관리도 중요하지만 높아진 이자 비용만큼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시장 경쟁 요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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