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먹거리 물가 8.4% 올라···서민 부담 커

2009년 4월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

지난 4일 추석을 앞두고 경기 성남시 모란민속5일장을 방문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둔화했으나, 먹거리 물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낮은 가구일수록 전체 지출 중 먹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 먹거리 물가의 고공행진은 서민들에게 더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먹거리 물가지수는 113.57로, 전년 동기(104.80) 대비 8.4% 올라 2009년 4월(8.5%)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문별로 보면 식료품·비주류음료의 물가상승률은 지난달과 같은 8.0%로 지난해 2월(9.3%) 이후 최고치를 유지하고 있다.

식료품·비주류음료에는 빵 및 곡물, 육류, 수산물, 과일, 채소, 과자, 냉동식품 등이 포함돼 있다. 호박(83.2%), 배추(78.0%), 오이(69.2%), 무(56.1%) 등 채소류 가격이 많이 올랐다.

주로 외식 품목으로 구성된 음식서비스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 올라 1992년 10월(8.9%)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갈비탕(13.0%), 자장면(12.3%), 김밥(12.2%), 해장국(12.1%), 햄버거(11.6%) 등이 많이 올랐다.

먹거리 물가의 오름세는 서민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소득이 적을수록 소득 대비 먹거리 지출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2분기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는 월평균 가처분소득(94만9668원) 중 41.7%를 먹거리에 지출했다. 전체 가구의 먹거리 지출 비중(19.0%)에 비해 크다.

이어 2분위 가구의 먹거리 지출 비중은 24.6%, 3분위 21.7%, 4분위 18.9%, 5분위 14.0%였다.

라면 등 가공식품과 함께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도 예고돼 있어 서민들의 물가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분기에 1분위 가구가 주거·수도·광열에 지출한 금액은 22만2295원으로, 가처분소득 대비 23.6%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심은 오는 15일부터 라면의 출고 가격을 평균 11.3% 인상한다. 스낵 주요 제품의 가격도 5.7% 올린다. 또 오는 10월에는 전기요금이 오를 예정이고, 도시가스 요금도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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