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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바흐 시대 좀 더 가깝게 연주하려 10시간 운전해 5현 첼로 구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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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음반 낸

젊은 첼리스트 문태국

경향신문

첼리스트 문태국이 7일 서울 종로구 크레디아 클래식 클럽에서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연주하고 있다. 크레디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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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첼리스트에겐 평생 두고 봐야 할 바이블이고, 언젠가 도전해야 할 에베레스트다. 소년 파블로 카살스가 스페인의 고서점에서 묻혀 있던 악보를 발견해 세상에 처음 알린 후 숱한 명연주자들이 이 곡을 연주했다.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 야노스 슈타커, 미샤 마이스키, 요요마 등이다.

젊은 첼리스트 문태국(30)이 이 ‘첼로 음악의 핵심’에 도전했다. 워너클래식 레이블에서 음반이 발매된 7일 문태국이 서울 종로구 크레디아 클래식 클럽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첼리스트들은 바흐 얘기를 하거나 학생들에게 레슨할 때 이 곡을 언급하기 매우 조심스러워합니다. 워낙 개성적인 연주가 많아서, 서로에게 어떻게 들릴지 조심스럽거든요. 전 ‘문태국의 연주’보다는, 바흐 시대에 조금 더 가까운 연주를 해보려 했습니다.”

문태국을 당대 악기와 연주법을 사용하는 ‘시대연주 음악가’라고 하긴 힘들지만, 이번 음반만큼은 최대한 바로크 음악에 접근했다. 현대 첼로의 스틸 현이 아닌 옛 첼로의 거트 하이브리드 현과 바로크 활을 사용했다. 현대의 첼로는 4현이지만, 바흐는 원래 5현 첼로를 위해 작곡했기에 어렵게 5현 첼로를 구해 모음곡 6번을 녹음했다. 이날 기자간담회 서두에서도 문태국은 4현 첼로로 모음곡 1번 프렐류드를, 5현 첼로로 모음곡 6번 가보트를 연주했다. 5현 첼로는 4현 첼로보다 크기가 조금 작다. 연주에서는 거친 숨소리 같은 잡음이 섞여 들렸다. 문태국은 “수소문 끝에 10시간을 운전해서 5현 첼로를 구해왔다. 4현 첼로로 익힌 아르페지오, 스케일, 운지법을 모두 바꿔야 해서 고생했다”고 말했다.

“5현 첼로를 연주하니 오히려 그동안 너무 정제되고 부드럽고 깨끗한 소리만 추구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5현 첼로에서는 조금 더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소리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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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국의 바흐 무반추 첼로 모음곡 음반. 워너뮤직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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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국은 “현대 활로는 노래하듯 연결하는 연주를 할 수 있다면, 바로크 활은 말하듯이 연주할 수 있다”며 “바흐 음악은 선율을 강조하기보다는 말하는 듯한 음악, 문장과 문장으로 이어지는 듯한 음악”이라고 표현했다.

문태국은 2014년 파블로 카살스 국제 첼로 콩쿠르 우승, 2019년 차이콥스키 국제 첼로 콩쿠르 4위 등을 차지하며 주목받았다. 2019년 파블로 카살스에게 경의를 표하는 음반 <첼로의 노래>를 발매했다. 현재 줄리아드 음대 최고연주자 과정을 밟고 있다.

문태국은 “이번 음반은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새로운 시도였다. 다른 곡이었다면 바흐 연주만큼의 열정과 고민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태국은 26일 오후 2시와 8시,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음반 수록곡을 모두 들려주는 리사이틀을 연다.

백승찬 선임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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