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본사 옥상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열린 '고공농성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지켜보고 있다./사진=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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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하이트진로 본사 로비 농성을 해제하기로 했다. 원활한 협상을 위해서다. 단 옥상 농성은 그대로 진행한다. 100% 자회사이자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에만 협상을 맡겨온 하이트진로도 협상에 참여하기로 해 교섭이 타결되고 하이트진로 화물 조합원의 파업이 중단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대전지역본부 하이트진로지부는 오는 24일 오전 10시 하이트진로 본사 로비 농성을 해제한다고 23일 밝혔다. 하이트진로 화물 조합원의 파업 105일차, 본사 로비와 옥상 광고탑 고공 농성에 돌입한지 9일차 만이다.
화물연대 측은 "하이트진로와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본사 로비 농성을 해제한다"고 설명했다.
24일 오전 11시 화물연대 측과 수양물류, 하이트진로 측의 18차 협상이 예정돼 있는데 이때교섭이 타결될지 주목된다.
특히 그간 직접 계약 관계가 아닌 원청이라 협상에 응할 수 없다던 하이트진로 측도 화물연대와의 협상장에 나서기로 하면서 현 상황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수양물류 측은 "24일 협상부터는 수양물류 대표이사가 직접 교섭 당사자로 참가하고 하이트진로 본사 물류 팀장이 참관인 자격으로 참석할 예정임을 화물연대 측에 전달했다"며 "적극적이고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서"라고 밝혔다.
다만 화물연대 측은 하이트진로 옥상 광고탑 고공 농성은 지속하겠다는 계획이다. 화물연대 측은 "하이트진로지부는 조합원들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가압류의 철회와 해고자 복직의 약속만 이루어지면 그 외 사항에 대해서는 대화를 통해 충분히 조정 가능하다는 의사를 수차례 밝혔으나 사측은 이에 대한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이제 하이트진로가 이 사태 해결을 위해 화물노동자의 대화 요구에 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하이트진로의 소주 공장인 이천·청주공장의 화물 운송 위탁사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2명이 지난해 12월부터 기름값 인상 등을 이유로 운임을 30% 올려 줄 것을 요구했다. 수양물류와 협상이 여의치 않자 이들은 지난 3월 화물연대에 가입하고 하이트진로에 대해 총파업, 점거농성 등으로 대응했다. 현재 하이트진로 본사와 인근에선 100여명이 농성 중이다.
이 과정에서 하이트진로의 소주와 맥주 출고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하이트진로는 화물연대의 파업과 집회로 인한 직접 피해액이 60억원, 간접 피해액은 100억~2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추산한다. 하이트진로는 수양물류와 함께 조합원 12명에 업무방해 등 공동불법행위를 이유로 28억원가량의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4명에 대해서는 업무방해, 주거침입, 퇴거불응,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방화예비 등 5개 혐의를 적시해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수양물류는 조합원 12명에 계약 해지를 통보하기도 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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