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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2주간 에어컨 안 틀었어요"…고물가 속 소비자들 '각자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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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시민들이 채소 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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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어떻게 다 살아지더라고요."

서울에 있는 한 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20대 대학원생 A씨. 학위 취득 전 막판 연구에 매진하느라 고정적인 수입원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그는 "2주 정도 에어컨을 안 틀고 외식도 전혀 안 한 적이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A씨는 "고향에서 할머니가 보내주신 쌀에 김과 고추장만 놓고 2주를 먹으니 20만원 정도는 아꼈던 것 같다"며 "불규칙하게 통·번역 아르바이트 등을 하고는 있지만, 공과금과 통신비 등이 계속 나가니 근본적인 한계는 있다"고 덧붙였다.

◆ 2분기 소비자물가 5.4%↑…24년 만에 최대 폭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보다 5.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2분기 기준으로 보면 외환위기 당시였던 지난 1998년(8.2%) 이후 24년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석유류(36.3%)와 가공식품(7.6%), 외식(7.3%) 등이 상승세를 견인했는데 강원 지역의 물가 상승률이 6.6%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서울(4.6%)의 경우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작았으나, 통계청은 전년 대비 등락률에 기저효과가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고물가 현상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은 생활비를 절감하기 위한 노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조금이라도 저렴한 상품을 구매하려 발품을 파는 것은 물론, 수수료 절감을 위한 공동구매 등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 배달 주문 한 번에 두 끼 먹는다…"수수료 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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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온다습한 기후로 신선채소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폭우 피해까지 겹치면서 농작물 가격 오름세가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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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 절감이 이뤄지는 가장 대표적인 분야는 식생활이다. 먹거리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엥겔계수가 높은 서민층이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계의 엥겔계수는 12.86%를 기록했다. 전체 생계비의 10% 이상을 식료품이 차지한다는 의미다.

식비 부담이 커지자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식자재를 구매하고 있다. 위메프가 최근 한 달(7월 10일~8월 9일)간 판매 동향을 분석한 결과 ▲못난이 표고버섯(696%) ▲못난이 감자(120%) ▲낙과(43%) 등의 판매가 전년 동기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수료 부담 때문에 한 번 배달 음식을 주문한 것으로 여러 끼를 해결하는 소비자도 있다. 30대 사회초년생 B씨는 "배달을 시킬 때 양을 많이 주문해 2~3끼에 걸쳐 먹거나, (수수료를 아끼려) 직접 찾으러 간다"며 "물론 그것도 정말 어쩔 수 없을 때 이야기"라고 말했다.

◆ 금통위, 기준금리 또 올리나…"명절 부담 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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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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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25일 회의를 열고 현재 연 2.25% 수준인 기준금리의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려는 건 지속 중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0.5%포인트=50bp 인상)을 단행했다. 당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당분간 금리를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힌 만큼 이달에도 0.25%포인트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에선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목전으로 다가온 점도 고물가 현상을 부추길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 C씨는 "명절께 수요가 많은 추석 선물과 식자재 등을 구매할 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부담이 더 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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