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에서 '하이트진로 노동탑압 분쇄를 위한 고공농성돌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부터 하이트진로 본사 옥상과 로비에서 점거 농성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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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화물연대가 하이트진로 공장에 이어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본사를 불법 점거했다.
16일 화물연대와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70여명의 화물연대 노조가 이날 오전 6시10분부터 하이트진로 본사를 기습적으로 점거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1개 부대(70여명)를 현장에 투입해 노조원의 추가 건물 출입을 막았다.
화물연대의 본사 점거로 하이트진로 임직원들이 한때 출근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일부 임직원과 노조원이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임직원들은 경찰이 출동한 뒤 오전 9시쯤에 건물에 들어갔다.
화물연대 노조원들은 로비와 옥상에서 농성중이며 일부 노조원들은 옥상에서 방송으로 "시너를 들고 올라왔으니 경찰이 건물로 들어오면 일을 벌이겠다"고 했다. 또 건물 옥상에 '노조탄압 분쇄, 해고철회 전원복직, 손배가압류 철회' 등의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건물 외부에서도 일부 노조원들이 노래를 틀고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화물연대 측은 하이트진로와 교섭이 진척될 때까지 농성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소방당국은 하이트진로 본사 건물을 둘러싸고 에어매트를 설치하며 만약의 상황에 대비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 옥상에 대형 현수막을 설치하고 점거농성을 하고 있다./사진=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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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의 농성은 지난 3월부터 계속되고 있다. 경기 이천공장·충북 청주공장의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2명이 지난 3월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수양물류는 하이트진로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지난 6월 1~6일엔 화물연대의 파업과 차량 통해 방해 등으로 이천·청주공장의 평소 대비 제품 출고량이 38%로 떨어지며 하이트진로의 소주 제품 '참이슬' '진로' 등의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후 수양물류는 12명의 노조원들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하이트진로는 법원에 이천·청주공장 집회와 관련한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신청서를 냈고 법원이 이를 인용했다. 또 노조원 일부를 상대로 업무방해 등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도 청구했다.
그러자 화물연대는 지난달 22∼23일 이천·청주공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고 이달 2일부터는 강원도 홍천군 내 하이트진로 맥주 공장인 강원공장에서 농성을 벌여 맥주 출고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후에도 협상이 진전되지 않자 하이트진로 본사 점거에 들어간 것이다.
화물연대 측은 기존 운송료로는 인건비, 보험료, 차 수리비, 차량 지입료 등을 감당할 수 없다며 운송료 30% 인상, 노조원 대상 계약 해지 통보 취소, 손해배상 등 소송 취하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퇴거명령과 경찰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라며 "화물연대의 본사 무단 점거같은 불법 행위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모든 상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수양물류 쪽에서는 지속적으로 대화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런 불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공권력이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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