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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총리 당선 유력한 英외무, 中대사 불러 “대만해협 긴장 고조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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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대사 “내정간섭 말라” 응수

조선일보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부 장관./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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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부 장관이 10일(현지 시각) 주영 중국 대사를 초치해 “(중국은) 대만해협의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라”며 공개 경고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일정에 맞춰 중국이 대만을 포위·공격하는 군사훈련을 실시한 것에 대해 강한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주영 중국 대사는 이에 대해 “영국의 무책임한 언사를 단호히 거부하고 강하게 규탄한다”고 맞대응했다. 트러스 장관은 다음 달 초 끝나는 집권 보수당의 대표 선발 최종 투표에서 승리가 유력한 상황이다. 그가 당대표가 되면 보리스 존슨 현 총리에 이어 다음 총리에 오른다. 이에 따라 향후 영국과 중국이 각종 국제 이슈에서 사사건건 충돌할 가능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트러스 장관은 이날 본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오늘 정쩌광(鄭澤光) 중국 대사를 불러 중국이 최근 대만 주변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킨 것에 대한 영국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며 “영국과 동맹국들은 중국의 긴장 고조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공격적인 행동과 발언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한다”며 “중국이 위협이나 강압 없이 평화적 수단으로 차이를 해결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정쩌광 대사도 그 직후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 합법적이고 필수적인 대응을 했을 뿐”이라며 반박 성명을 냈다. 그는 “영국을 포함해 다른 어떤 나라도 중국의 국내 문제에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은 중국의 대만해협 인근 군사훈련에 대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4일 친강(秦剛) 주미 중국 대사를 불러 “중국 인민해방군의 도발 행위는 무책임할 뿐만 아니라 대만해협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한다는 목표와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주요 7국(G7) 외무장관들도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구실로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공격적 군사 활동을 벌이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으며, 중국의 확대 대응은 지역 내 긴장을 고조하고, 불안정하게 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은 지난 5일 G7 대사를 모두 불러 “G7 외무장관 공동 성명은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정치적 도발”이라고 항의했다.

트러스 장관의 행보에 대해 영국 정치권에서는 다음 달 4일까지 보수당 대표 선출을 위한 당원 우편투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그가 누구보다 ‘강한 리더’라는 이미지를 보여주려는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트러스 장관은 러시아와 중국 등 권위주의 국가에 대해 유독 강한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그는 “중국이 영국과 세계 안보에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하는가 하면, “대만이 독자적인 방어력을 구축하도록 서방이 무기를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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