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유행이 이어지는 가운데 31일 오후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7만3589명 늘어 누적 1977만6050명이 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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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해졌지만, 위중증 환자가 전주 대비 두 배가량 늘어나는 '더블링' 추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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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확진 ‘더블링’ 주춤…위중증, 전주 대비 1.9배 증가
31일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만 3589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날보다 8413명 감소한 숫자로, 1주 전인 지난 24일(6만5373명)보다 1.12배 늘어난 수치다. 이중 해외유입 사례는 341명으로 전날보다 56명 줄었지만 300명대를 유지했다. 이달 초·중순 신규 확진자 수가 매주 2배로 불어나는 더블링 현상이 이어졌지만, 지난주 중반부터 서서히 누그러져 확진자 증가 폭이 줄었다.
방역당국은 이번 재유행의 정점을 최대 30만명선까지 내다봤으나 유행의 정점 규모가 다소 줄고 그 시기도 앞당겨질 수 있다고 밝혔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29일 브리핑에서 “BA.2.75 변이의 영향이 크지 않고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도 다소 둔화해, 예상보다 낮은 20만 명 수준의 정점이 조기에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신규 확진자 수는 줄고 있지만 위중증 환자 수가 대폭 늘고 있다. 이날 기준 위중증 환자는 284명으로, 1주 전인 24일(146명)보다 1.94배 늘었다. 2주 전인 17일(71명)보다는 4배 늘었다. 지난 5월 18일(313명) 이후 74일 만에 가장 많다. 전문가들은 현재 위중증 환자 증가는 1~2주 전 유행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
향후 2~3주는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증가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한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검사를 그만큼 안 하기 때문”이라면서 “여름철 물 뿌리는 축제도 많이 열리고, 베트남 등 해외여행 역시 많이 늘고 있어서 휴가가 끝나는 8월 중하순에는 다시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빨라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위중증·사망자 수 역시 함께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너무 검사를 안 받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향후 1~2주 중환자 발생을 보면 증가 속도가 가라앉은 것인지 실제 확진자 증가 추세가 반영이 안 된 건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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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고위험군 건강 모니터링 폐지
위중증 환자의 증가로 60대 이상 고위험군 보호에 경고등이 켜졌지만, 다음 달부터는 고위험군 대상 건강 모니터링이 폐지된다. 이날 발생한 위중증 환자 중 81.3%인 231명이 60세 이상 고령층이다. 50세 이상으로 넓히면 91.2%로 비율이 훌쩍 뛴다. 이날 발생한 사망자는 20명인데, 이 중 60세 이상은 90%다. 80세 이상이 9명, 70대 8명, 60대 1명, 50대 2명이었다.
지난 2월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재택치료 건강모니터링센터에서 의료진들이 전화 상담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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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 13일 코로나19 재유행 대응 방안을 발표하면서, 오는 1일부터 재택치료자를 집중관리군과 일반관리군으로 분류하지 않기로 했다. 현재 60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은 확진 시 ‘집중관리군’으로 분류해 격리 해제일까지 하루 1회 전화로 건강 모니터링을 받고 있다. 당시 정부는 “대면 진료로 환자 상태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먹는 치료제를 신속하게 투여해서 고위험군의 중증화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모니터링이 사라지면 고위험군 보호망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엄중식 교수는 “고령층 환자가 스스로 증상이 나빠지는 것을 감지해 의료기관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특히 독거노인의 경우, 같은 공간에서 지내며 모니터링을 해줄 수 있는 가족이 없어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젊은 세대와 비교해 정보 접근성이 부족한 고령층이 스스로 대면 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을 검색해 찾아가는 것 역시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많은 의료기관이 문을 닫는 야간, 주말에는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어환희 기자 eo.hwa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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