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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與 물밑선 이미 당권싸움...킹보다 주목받는 킹메이커 '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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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국민의힘 김기현 전 원내대표(왼쪽)와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2소회의실에서 열린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안철수 의원.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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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 차기 당권 경쟁은 이미 수면 아래에서 불이 붙었다. 요즘 국민의힘에서는 이준석 대표의 윤리위 징계 사태로 빈틈이 생긴 당권의 향방을 놓고 치열한 수 싸움이 한창이다.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급한 불은 껐지만 “상황에 따라 언제든 달라질 수 있는 임시 체제”(당 중진의원)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안철수 의원은 21일 권 대행 체제에 일단 힘을 실었다. 안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복합 위기를 극복할 대통령을 중심으로 당정이 뭉쳐야 할 때”라며 “여당은 의총에서 결의한 대로 현 당 대표(이준석)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는 권 대행 체제로 흔들림 없이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 대표 궐위가 아닌 상황에서의 조기 전당대회론은 당장 실현될 수 없으며 혼란만 부추길 뿐”이라고 덧붙였다.

성급한 조기전대론을 내세워 혼란을 일으키지 말고 힘을 모으자는 취지였지만, 당내에서는 다른 해석도 나왔다. 익명을 원한 국민의힘 의원은 “안 의원이 ‘이 대표의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라거나 ‘당 대표 궐위가 아닌 상황에서’라고 구체적인 단서를 달았다”며 “경찰이 이 대표의 혐의를 입증하거나 기소하는 등 조기 사퇴하는 상황을 아예 배제하지는 않는 것처럼 들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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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왼쪽),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 24 새로운 미래 두 번째 모임인 ‘경제위기 인본 혁신생태계로 극복하자!’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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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중진들은 권 대행 체제에 거듭 견제구를 던졌다. 차기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다시 복귀하면 여당 내홍이 격화될 수밖에 없다”며 “우리 당은 전시(戰時)만큼 위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시체제에 대응하려면 비상체제, 비정상적 임시 시스템으로는 역부족”이라고 조기 전당대회론에 거듭 힘을 실었다. 3선의 조해진 의원도 “대행 체제의 문제점이 하나씩 노출되고 있다”며 “꽉 막힌 당정 난맥을 뚫어줄 비대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경찰 수사가 혐의를 인정하는 쪽으로 빨리 진행된다면 재징계는 물론 조기 전대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대행 체제에 대한 당내 의견은 제각각이지만, 이미 안 의원과 김기현 의원 등 당권 주자들은 의원 공부 모임을 여는 등 차기 전당대회 도전을 겨냥한 스킨십을 이어가고 있다.



장제원 누구 돕나…김종인 장외 힘 싣기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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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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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물밑 경쟁이 치열하지만, 여당 내부에서는 “당권 주자보다 그들을 서포트할 장제원 의원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더 부각된다”(당 초선의원)는 평가도 있다.

친윤계 핵심인 장 의원은 당내에서 윤심(尹心)을 파악하고 전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사로 꼽힌다. 그가 어떤 인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차기 당권 구도가 요동칠 수 있다. 최근 당 일각에서 ‘안철수 대표, 장제원 사무총장설’이나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설’이 피어오른 것도 이런 맥락이다. 실제 안 의원은 대선 단일화 국면부터 인수위를 거쳐 장 의원과 친분을 이어왔고, 김 의원은 이 대표 징계 국면에서 장 의원과 소통하며 의견을 교환했다고 한다.

안 의원은 장 의원과의 연대설에 대해 “처음 듣는다”고 했고, 김 의원은 “당 문제를 장 의원하고만 토론하겠나”라고 선을 그었지만, 당내에선 “누가 출마 선언을 하느냐보다, 장 의원이 누굴 도울지에 더 관심이 간다”(중진의원)는 반응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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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6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내 의원모임인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해 자라에 앉아 있다. 이 포럼은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이 대표를 맡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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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위원장을 두고는 “친윤계와 거리가 있지만, 당내 비주류를 규합할 수 있고 여전히 보수 개혁의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영향력이 있다”(여권 관계자)는 평가가 있다. 초기 대선 국면에서 “별의 순간”을 언급하는 등 ‘킹 메이커’로 이름을 알린 김 전 위원장이 장외에서 누구에게 힘을 실어주느냐에 따라 해당 인사의 무게감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인지 최근 몇몇 여당 인사들이 김 전 위원장을 찾아 조언을 듣는 일도 부쩍 늘었다고 한다. 장 의원은 6월 27일 자신이 주도하는 포럼에 김 전 위원장을 연사로 초청했고, 안 의원도 최근 김 전 위원장과 소통했다는 후문이다.

당 일각에선 ‘이준석 변수’도 여전히 거론된다. 이 대표는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 적합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물론 성 상납 의혹이라는 족쇄에 묶인 이 대표가 향후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치명타를 입을 가능성이 있지만, 혐의를 씻으면 징계 처분이 취소돼 대표직에 복귀하는 등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최근 호남과 부산, 강원 지역을 돌며 당원들과 만나고 있는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당원 가입하기 좋은 목요일”이라며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글을 또다시 올렸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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