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5월 외식 물가지수는 작년 12월보다 4.2%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3.4%)을 웃돌았다. 39개 외식 품목 가격이 모두 작년 말보다 올랐는데 이 중 치킨의 상승률이 6.6%로 가장 높았다. 사진은 지난달 13일 서울 시내 한 치킨가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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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현상이 지속 중인 가운데 소비자들 사이에서 프랜차이즈 치킨 불매운동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주요 프랜차이즈가 올해 상반기 잇따라 가격 인상을 선언한 데 이어 최근 배달비 논란까지 재점화됐기 때문이다.
19일 복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와 카페 등에는 '보이콧 프랜차이즈 치킨(Boycott Franchise Chicken)'이라고 적힌 포스터가 공유되고 있다. 지난 2019년 일본 제품 불매운동 당시 포스터를 기반으로 만든 '치킨 불매운동 포스터'다.
포스터를 만든 이는 치킨 사진을 게재하고 하단에 '주문 안 합니다', '먹지 않습니다'라는 문구를 적었다. 또 '통큰치킨을 잃고 12년, 치킨값 3만원 시대, 소비자는 선택할 권리가 있습니다'라는 문구도 덧붙였다.
통큰치킨은 지난 2010년 롯데마트가 5000원에 판매했던 것으로 당시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성비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의 할인 자제 요청과 치킨 프랜차이즈의 존재를 위협한다는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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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만원대 초중반이면 적정" vs "남는 게 없다"
통큰치킨의 기억이 남아있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최근 물가 동향 등을 고려할 때 프랜차이즈 치킨의 가격이 1만원대 초중반이면 적정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같은 가격대의 다른 식품과 비교할 때 수익률이 너무 큰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불매운동 조짐이 나타나자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소비자들이 외출에 나서면서 매출이 급감했는데 여기에 인건비와 최근 원재룟값 상승까지 맞물렸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치킨 점주 A씨는 "가격은 본사 방침에 따라 책정하는 것이고, 배달비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우리(가맹점)도 내는 구조다. 정작 점주들이 인상한 건 없다"며 "경영난으로 인한 손실을 독박 쓰게 생겼다"고 우려했다.
다른 프랜차이즈 치킨 점주 B씨는 "올해 상반기 본사에서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부자재 가격을 대폭 올렸다"며 "닭값, 기름값, 무와 소스, 포장재 등 안 오른 게 없다. 직원 월급도 줘야 하는데 큰일"이라고 말했다.
◆ 육계 공급가 5000~7000원…여름 매출 타격받나
식품업계에 따르면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육계의 가격은 한 마리당 5000~7000원대다. 구체적인 가격은 닭고기의 무게나 뼈 유무 등에 따라, 또 업체에 따라 상이하다.
소비자들은 이 같은 육계의 공급가를 고려했을 때 소비자가격이 과하다고 지적하지만, 자영업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부수적인 생산비용 등을 고려하면 실제로 가맹점이 남기는 차익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치킨 점주 B씨는 "제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마리당 2000~3000원 정도 겨우 남는다고 보면 된다"며 "50마리를 팔아도 최대 15만원이 남는데 여기서 인건비, 임대료까지 빠지면 정말 마이너스"라고 토로했다.
이어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로 주문이 많이 줄었다. 홀이라도 운영하면 낫겠는데 우리처럼 배달·포장 전용 매장은 하루에 20마리도 안 나간다"며 "가맹점의 수익이 클 거란 건 다소 과장된 이야기"라고 부연했다.
식품업계에서는 프랜차이즈 치킨 불매운동이 여름철 매출에 영향을 줄 만큼 본격화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여름은 치맥(치킨과 맥주)의 계절이라고 하지 않느냐"며 "불매운동이 실제로 (매출에) 영향을 주는지 3분기 실적을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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