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편법대출 논란에 접는 것”
토스뱅크는 지난 5월 말부터 내놓았던 이 서비스를 최근 중단하기로 하면서 “그동안 시범으로 선보였던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편법 대환 대출에 대한 카드업계 반발이 커지면서 토스뱅크가 발을 뺐다”는 뒷말이 나온다.
토스뱅크는 다른 금융사에서 고객 정보를 긁어오는 ‘웹 스크래핑’ 기술을 이용해 비대면 대환 대출을 선보였다. 예컨대, 고객 동의를 받은 후 삼성카드 홈페이지에서 카드론 내역을 긁어와 토스 앱에 띄운 뒤 기존 대출금을 갚고 토스뱅크가 새로 대출을 내주는 식이다.
문제는 금융사 홈페이지에 있는 개인 정보를 긁어오는 이 웹 스크래핑 방식은 해킹 우려가 있는 등 보안이 취약하다는 데 있다. 그래서 금융 당국은 다른 금융사와 고객 정보를 공유하는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내줄 때 금융사들에 이 웹 스크래핑 방식을 금지했다.
간편 송금 서비스 ‘토스’와 인터넷 전문 은행 ‘토스뱅크’는 법적으로는 별개의 회사다. 토스는 마이데이터 사업자이지만 토스뱅크는 그렇지 않다. 이 때문에 웹 스크래핑이 금지되지 않은 토스뱅크가 이를 이용해 대환 대출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두 회사가 같은 앱을 쓰기 때문에 사실상 소비자가 한 회사라고 착각하기 쉬워 ‘꼼수’라는 지적이 있다.
카드업계는 “카드사 입장에서는 고객 정보도 빼앗기고, 혹여 정보 유출 같은 문제가 불거지면 책임만 뒤집어쓸 수 있다”며 토스뱅크 대환 대출에 반발해왔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토스뱅크의 웹 스크래핑을 이용한 대환 대출이 위법은 아니다”라면서도 “카드업계의 항의가 큰 만큼 지속적으로 진행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라고 했다.
[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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