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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美탱크 250대 샀다… 동유럽 나토국, 우크라戰 계기 무기 현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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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소련제 무기 우크라에 제공하고

서방 최신무기 지원 받아

폴란드, 소련제 T-72 탱크 주고

美 최신 탱크 250대 도입 계약

체코는 독일서 전차 기증받기로

동유럽 회원국 방위력 향상될 듯

최근 러시아가 공세를 강화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다수의 소련제 탱크가 포착됐다.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블로그 등에 따르면 지난달 우크라이나군은 폴란드에서 보낸 소련제 T-72 탱크를 최전선에 배치했다. 소련제 무기에 익숙한 우크라이나군은 별도의 훈련 없이도 바로 전장에 탱크를 투입해 러시아에 맞섰다.

폴란드는 최근까지 소련제 T-72 탱크 200대 이상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 장갑 차량 수십 대, 자주포 등도 우크라이나에 보냈다. 대신 미국의 M1 에이브럼스 탱크 250대를 계약했다. K-2 전차와 FA-50 전투기 등 한국산 무기 구입도 검토 중이다. 지난달 안제이 두다 대통령은 “폴란드는 사상 최대 규모로 우크라이나에 군사 원조를 지원했으며, 현재 주요 동맹국들에 신형 무기를 보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연합국의 지원으로 부족해진 자원(전투 장비)을 보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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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나토(NATO·북대서양 조약기구) 동유럽 회원국들이 낡은 소련제 무기를 신형 무기로 교체하며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폴란드와 체코 등 구(舊) 소련권에 속했던 나토 회원국들이 자국의 소련제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고, 군사력 공백을 신형 첨단 무기로 채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옛 소련제 장비에서 나토 표준인 현대적 장비로 전환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소련 영향권에 있다가 냉전 종식 후 나토에 가입한 동유럽 14국은 그동안 총탄과 포탄 등의 규격이 나토 표준과 달라 장비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일례로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나토 표준인 155㎜ 포탄 수십만 발을 제공했지만, 우크라이나는 152㎜ 구경의 구 소련제 포를 사용해 고전했다. 이전부터 표준화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막대한 비용 문제 때문에 평시에는 무기 현대화 작업을 진행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폴란드를 비롯한 나토 동유럽 회원국들이 러시아에 맞서는 우크라이나군의 무장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자연스럽게 무기 현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체코는 개전 초기 우크라이나 국방부와 핫라인을 구축하고 탄약과 탱크, 공격용 헬기 등 약 5억달러(약 6500억원) 규모의 소련제 무기를 지원했다. 전쟁 발발 후 일주일 동안 미국과 나토 회원국이 제공한 대전차 무기 1만7000기 중 상당수를 체코군이 제공했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라트비아 등 소국들은 소련제 헬리콥터 부품을 제공했다. 폴란드와 슬로바키아는 우크라이나에 소련제 S-300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을 제공하고, 미국으로부터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을 지원받았다. 루마니아는 고속기동 포병 로켓 시스템(HIMARS)을 구매해 나토 작전에 참여할 수 있는 지상군을 보유하게 됐다.

체코는 우크라이나에 소련제 T-72 탱크를 제공하는 대신, 독일 정부에서 레오파드2 전차 15대와 예비 부품, 포탄 등을 기증받기로 협정을 맺었다. 체코는 이외에도 신형 독일제 탱크 50대를 구매하기 위해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얀 리파브스키 체코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대량으로 제공해 화력 공백을 메워야 한다”며 “우리만 부담을 떠안을 순 없다. 모든 나토 국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독일 국방부는 슬로바키아·슬로베니아와도 독일제 탱크를 지원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동유럽 나토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낡은 소련제 무기를 처분하고 신형 무기 체계를 도입하는 기회로 활용한다고 보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동유럽 나토 회원국들이 무기를 현대화하면서 방위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련제 장비에서 탈피, 회원국 군대가 같은 장비를 사용하면 병력을 더 유연하게 배치할 수 있고, 부품 조달과 유지·보수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WSJ는 동유럽 나토 회원국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과 함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목표에 역행하는 결과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백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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