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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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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핀란드 나토 가입 임박에…러 "국경에 핵무기 배치"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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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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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스웨덴·핀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할 경우 가까운 국경에 핵무기를 배치할 것이라고 했다고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이날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스웨덴·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러시아에 위협이 되지 않지만, 어떠한 형태의 보복 행위에는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국경 강화 조치로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을 배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핀란드는 러시아 서쪽에 있는 국가로, 특히 핀란드는 러시아와 1340㎞에 걸쳐 국경을 맞대고 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스웨덴·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면 나토 동맹국과 접한 러시아 국경 길이는 두 배 이상 늘어난다. 그래서 우리도 국경을 강화해야 한다"며 "발트해의 비핵화는 옛말이 되고, 북부 지역의 육·해군 병력을 상당히 증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렌림궁 대변인도 나토의 움직임을 비난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나토는 대결 목적으로 만들어진 공격적인 블록"이라며 "나토군 기반시설은 20년에 걸쳐 러시아의 국경을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군은 서방 군사 동맹의 새로운 위협으로 간주하는 것에 맞서 서부 국경을 강화하는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러시아가 장악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나토가 침범하면 3차 세계대전을 촉발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그는 "크림은 우리의 영원한 일부"라며 "크림을 침입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러시아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고 강조했다.

WSJ은 나토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의 이 같은 움직임은 군사 태세의 상당한 강화를 의미한다"고 전했다. 핵 비확산 연구 싱크탱크 미국과학자연맹(FAS)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2016년부터 발트해 연안에 있는 러시아의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에 핵무기 저장시설 규모를 확대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의 이 같은 발언은 29~30일 스페인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앞서 나왔다. 나토 회원국들은 이 회의에서 스웨덴·핀란드의 나토 가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날 튀르키예(터키)가 그간 고수해온 스웨덴·핀란드의 가입 반대 의사를 철회함에 따라 나토 30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승인이 예상된다.

앞서 지난달 스웨덴과 핀란드는 70년간 유지해온 중립국 지위를 버리고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안보 우려가 커지자 나토 집단방위 체제에 편입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날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에 대해 "무기를 내려놓으라"고 재차 압박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페스코프 대변인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군사들에게 무기를 내려놓으라고 명령한다면 전쟁은 즉시 끝날 수 있다"며 "이 모든 건 하루가 다 가기 전에 끝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가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또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군사작전을 완료하기 위한 대략적인 시한이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없다"며 "우리는 오로지 푸틴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서 특별군사작전을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서원 기자 kim.seo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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