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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디플레 나라' 日, 물가 인상 "지금부터"…업체들 "고통의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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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아사히신문 100개사 설문조사 과반이 인상 예정이거나 고려…

5월 수입가지수 43% 폭등, 향후 소비자가에 본격 반영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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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시내 한 마트의 모습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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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이션이 이어지던 일본도 올 상반기 세계적인 물가 상승의 타격을 피하지 못하는 가운데, 향후 가격 상승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5월 일본 수입 물가지수가 43.3%에 달하는 등 치솟은 원자재 가격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는 것이다.

맥주, 햄 등 식품업체를 비롯 백화점, 슈퍼마켓 등을 운영하는 유통업체 등 대다수 기업들이 가격인상을 계획하는 가운데 몇몇 최고경영자(CEO)들은 올 상반기 가격을 올렸음에도 '재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100개사 사장님 중 54명 "가격인상 예정, 또는 고려 중"

20일 아사히신문은 자사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진행한 '100개사 경기 설문'에 따르면 "제품 및 서비스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라고 응답한 곳이 34개사,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한 곳이 20개사에 달했다. "인상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곳은 8개사로 대체로 금융기관, 철도회사 등이었다.

일본의 잇따른 가격인상은 원자재 가격 급등이 주요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자원과 식량 가격이 크게 올랐고, 공급망 혼란 및 글로벌 수요 회복 등에 따라 물가가 상승했다. 기록적인 엔화 약세가 수입 원자재의 가격을 한층 끌어올리기도 했다. 이달 중순 엔화 환율은 달러 당 135엔대까지 치솟았다. 약 24년여 만의 최고치다.

일본의 대표적인 맥주, 음료 회사인 아사히그룹홀딩스의 카츠키 아츠시 사장은 "고민을 거듭했지만 원자재 등의 가격 급등은 기업 노력만으로는 흡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맥아와 옥수수, 알루미늄 캔이나 골판지에 물류비용까지 올랐다는 것이다. 아사히의 대표적인 맥주 제품인 '슈퍼드라이'는 오는 10월 출하분부터 가격이 인상된다.

지난 2월 소시지 '샤우엣센' 등 400품목 이상의 가격을 인상한 니혼햄의 카타오카 마사시 이사는 "기업 측도 고통의 결단을 한 것"이라며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침공과 엔화 약세가 장기화하면 또 다시 재인상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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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슈퍼마켓 과자들에 가격표가 붙어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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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물품이 가격 상승…"향후 더 오를 것"

일본의 소비자 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는 지난 4월 2.1%로 7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승 품목수는 전체의 약 70%에 달했다. 지난해 4월만 해도 -0.9% 역신장하는 등 디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었지만 세계적인 물가상승 흐름과 엔저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5월 기업 물가지수가 전년대비 9.1% 상승했고, 특히 수입 물가지수는 전년대비 43.3%나 상승하는 등 여전히 소비자 물가와는 차이가 크다. 이에 "상승하는 매입 가격(수입 물가)이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가 진행되는 것은 지금부터라는 견해가 많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한다.

한큐·한신 백화점과 슈퍼 '이즈미야' 등을 운영하는 에이치 투 오 리테일링의 아라키 나오야 사장은 "물가 상승은 이제 막 시작된 것"이라며 "지금부터 가을에 걸쳐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급 브랜드들은 가격 인상을 해도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보는 한편 식품 등 생필품 가격 인상에는 소비자 반응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박진영 기자 jy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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