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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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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천연가스 한시름 더나…러 위협 속 이스라엘과 공급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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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중단’ 카드로 유럽을 압박하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이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서 천연가스를 추가로 공급받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EU는 40%에 달하는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다소 낮출 대안 공급처를 찾으면서, 러시아의 에너지 위협에 한시름 놓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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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카드리 심슨 EU 에너지정책 담당 위원, 타렉 엘 몰라 이집트 에너지 장관, 카린 엘하라르 이스라엘 에너지장관이 협약서에 서명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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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수입량의 11% 대체



로이터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과 이집트는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열린 동지중해 가스포럼(EMGF) 중에 EU와 천연가스 수출 계약에 서명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양국 에너지 장관과 공동 인터뷰에서 “아주 특별한 순간이다. 역사적 합의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카린 엘하라르 이스라엘 에너지 장관은 “작은 나라인 이스라엘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중요한 국가로 부상한 엄청난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정은 이스라엘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이집트에서 액화(液化)한 뒤 유럽에 공급하는 게 골자다. 이스라엘의 천연가스 생산량은 연간 120억㎥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타마르·리바이어던 등 이스라엘의 동지중해 가스전에는 매장된 천연가스가 대략 1조㎥ 규모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번 협정에 따라 가스 생산량을 기존의 두 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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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가스전인 리바이어던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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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는 이스라엘·이집트로부터 연간 최소 170억㎥를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원하고 있다. 이는 EU의 지난해 러시아 천연가스 수입량(1550억㎥)의 11%에 달하는 양이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의 에너지 전문가 알렉스 코만은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여러 국가로부터 적은 양의 에너지를 구매하는 ‘분산 전략’을 추진하면서, 이스라엘의 기여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EU는 수입처 다각화를 통해,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올해 안에 3분의 1로 줄이고 2030년까지 다른 지역 산으로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목표다. 이미 미국과 캐나다산 LNG 수입량을 늘리는 것은 물론, 앙골라·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의 여러 국가, 카스피해 연안국인 아제르바이잔까지 LNG를 구하기 위해 손을 뻗치고 있다.



러, 독일로 수송하는 천연가스 60% 감축



한편, EU와 이스라엘‧이집트의 이번 수출 협약은 러시아 국영기업 가스프롬이 노르트스트림 파이프라인을 통해 독일로 공급하는 가스량을 40% 줄이겠다고 발표한지 하루만에 체결됐다.

앞서 14일 러시아의 국영기업 가스프롬은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 송유관인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천연가스 하루 공급량을 40% 삭감하겠다고 발표한 뒤, 곧바로 33%를 추가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이틀사이 가스 공급량을 60% 줄인 것이다.

또 이탈리아의 최대 에너지 기업 에니(Eni)는 이날 “가스프롬이 별다른 설명없이 전날보다 가스 공급량을 15% 줄이겠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는 EU 국가 중 독일 다음 가는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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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서유럽을 연결하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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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로베르트 하벡 독일 경제장관은 “가스프롬은 터빈 고장과 수리 문제 때문에 공급량을 줄였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핑계일뿐”이라며 “유럽내 천연가스 공급에 대한 불안을 야기시켜 가격을 끌어올리려는 러시아의 정치적 조치”라고 비판했다.

가스프롬이 연 이틀 유럽내 천연가스 공급 불안을 야기하자, 15일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거래소의 메가와트시(㎿h)당 천연가스 가격은 전날보다 25% 급등한 121유로(약 16만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6배 수준이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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