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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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가치가 달러당 1300원대로 추락할 것이란 공포는 어느 정도 사그라들었다. 지난 21일 한ㆍ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담긴 “외환시장 협의” 메시지가 시장에 먹히면서다.
외부 영향도 컸다. 한국에 이어 일본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 “지난(트럼프) 정부에서 부과한 관세에 대해 고민 중”이라며 대(對) 중국 관세 완화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장벽이 누그러질 것이란 기대가 위안화 강세로 이어졌고, 한국 원화도 수혜를 봤다. 중국 인민은행의 5년물 대출우대금리(LPR) 인하 결정, 중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도 시장 내 안도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하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한ㆍ미 정상회담 등으로 ‘급한 불’을 끈 정도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달러 강세, 원화 약세를 부추길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양적긴축 기조가 여전히 굳건해서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아직은 인플레이션(고물가) 통제에 대한 확신이 생기지 않았기 때문에 Fed가 급하게 정책 기조를 변경할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증시에서의 외국인 투자자 이탈 역시 여전하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3246억원 순매도하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코스피는 2605.87로 마감했는데 전날보다 1.57% 하락하며 2600선을 겨우 지켜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한ㆍ미 통화스와프 같은 확실한 안전판도 없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포함된 ‘외환시장 협의’는 상당히 포괄적인 내용에 불과하다”며 “한국 쪽에서의 통화스와프 요구를 사실상 미국 측에서 거절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변수도 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중국을 배제하고 반도체ㆍ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미국 주도로) 인도ㆍ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가 결성됐으며 한국도 이에 합류했기에 중국 정부의 반응을 기다릴 필요가 있다”며 “(IPEF에 대한) 중국의 반발이 재차 (미국과의) 갈등으로 이어진다면 위안화의 흐름 변동에 따른 원화 행보도 바뀔 공산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Fed 움직임과 중국 정부 반응에 따라 언제든 원화 약세 공포가 재연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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