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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北 달래는 시대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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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CNN과의 취임 후 첫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을 달래는 시대(age of appeasing)는 끝이 났다”며 “남북 대화의 공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넘어갔다”고 했다. 한미정상회담에서 정상화를 천명한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서는 “준비 태세를 갖추기 위한 군대의 기본적인 의무”라고 했다. 또 “유사시 미국이 미사일 방어와 핵우산을 제공할 것”이라면서도 미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는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CNN 인터뷰에서 “북한의 도발 위협을 일시적으로 피하기 위한 정책을 펴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임기 내내 추진한 대북 유화책이 “지난 5년간 실패(failure)로 판명 났다”며 이른바 ‘대화를 위한 대화’를 반복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올해 들어 15차례 이루어진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한국과 동맹국들은 어떤 형태의 북한 도발에도 준비가 돼 있다”며 “이번 정부 대처는 이전 정부와 다를 것이다. 강력하고 단호하게 대처하여 북한의 도발을 저지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다만 “서울과 평양 간 대화의 공은 김정은 위원장의 코트로 넘어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우리와 새로운 대화를 시작하는 것은 그의 선택에 달린 일”이라며 북한 핵·미사일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위한 문은 열어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을 망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에서 공동 번영을 이루기를 원한다”며 “북한의 핵무장 강화가 국제 평화와 번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현재와 같은 상태를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CNN은 이날 홈페이지에 게재한 윤 대통령 인터뷰 제목으로 ‘한국의 새 대통령은 북한을 달래는 시대는 끝이 났다고 말한다’라고 적었는데,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은 (우리 말로) ‘지나치게 유화적인 정책은 실패했다’고 말한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21일 발표된 한미정상회담 공동선언문에 담긴 한미연합훈련 확대와 관련해 “순수하게 방어 목적(purely defensive)”이라며 “준비 태세를 갖추기 위해 세계 어느 군대나 다 하는 기본적인 의무(basic duty)”라고 했다. 그는 “유사시 미국이 미사일 방어와 함께 ‘핵우산’을 제공할 것”이라면서도 미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ruled out)’고 CNN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이날 인터뷰에서 최근 방한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선물받은 팻말의 문구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The buck stops here)’를 가리키며 “어떻게 내가 이 말을 좋아하는 줄 알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는 해리 트루먼(1884~1972) 미 33대 대통령이 재임 중 자기 집무실 책상 위에 놓았던 패를 본뜬 것으로,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트루먼과 해당 문구에 대해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윤 대통령은 미국이 주도해 일본·인도·호주가 가입해 있는 다자(多者) 안보협의체 ‘쿼드(Quad)’에 대해서는 “백신·기후변화·기술 분야 협력을 위해 여러 워킹 그룹에 가입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정식 가입 여부에 대해서는 “계속 고려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이 군사·안보를 넘어 경제·기술 분야에서도 밀착하는 것에 대한 중국의 반발에 대해 “우리가 동맹과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중국과의 경제적 협력이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황동혁 감독 등과 함께 미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22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김은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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