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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전 세계로 번지는 원숭이두창… 질병청 “관리대상 지정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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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열·오한 등 증상과 손에 수두성 발진 퍼져

아프리카서 발생 이후 유럽·북미 등으로 번져

세계일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20일(현지시간) AP에 제공한 1997년 콩고민주공화국 원숭이두창 환자 조사 당시 사진.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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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성 질환인 원숭이두창이 빠르게 퍼지며, 유럽과 북미에 이어 이스라엘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 글로벌 확산 우려 속에 우리 방역당국은 국내 발생에 대비한 검사·진단 체계를 구축하고, 질병 관리대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22일 “원숭이두창 진단검사법 및 시약의 개발 및 평가는 2016년에 완료했으며 실시간 유전자검사(PCR)를 통해 감염 여부 진단이 가능하다”며 “원숭이두창이 국내에 유입됐을 때 신속히 환자를 감별할 수 있어 유행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원숭이두창은 발열·오한·두통·림프절 부종과 함께 전신, 특히 손에 수두와 유사한 수포성 발진이 퍼지는 것이 특징인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체액과 호흡기 비말 등으로 감염되며 세계보건기구(WHO)가 밝힌 최근 치명률은 3∼6%로 2∼4주간 증상이 지속되고 전염성과 중증도는 낮은 편이다. 그러나 변이의 경우 치명률이 10%에 이른다는 보도도 있다.

질병청은 원숭이두창의 해외 발생 상황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이 질병을 ‘관리대상 해외감염병’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원숭이두창은 그동안은 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했으나 최근 영국을 비롯한 유럽과 북미 지역으로 번졌고, 중동에서도 환자가 확인됐다.

21일(현지시간) 예루살렘 포스트 등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전날 30대 남성이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미국 뉴욕시 주민 1명도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확진판정을 받았다고 뉴욕주 보건부가 밝혔다. 지난 18일 매사추세츠주에 이어 미국의 두번째 감염사례다.

지금까지 발병 사례가 보고된 국가는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 독일, 벨기에, 프랑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스웨덴, 스위스, 미국, 캐나다, 호주 등으로 중동에서의 발병은 이스라엘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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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공개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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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80건의 감염사례와 50건의 의심사례가 있다. 로이터통신은 전 세계적으로 원숭이두창 감염자가 100명 이상 발생했고 세계보건기구(WHO)가 긴급회의를 소집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처럼 전염력이 큰 것은 아니지만 치사율이 최고 10%에 이르는 변이도 있어 WHO가 긴급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현재까지 변이는 콩고 변이와 서아프리카 변이 두 가지가 확인됐는데, 서아프리카 변이는 사망률이 1% 남짓인 반면 콩고 변이는 사망률이 10%에 달한다고 전해진다.

그동안은 이 병이 아프리카 외부 지역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아 큰 주목을 끌지 못했다. 현재 아프리카 외 감염자 대부분은 풍토병 지역으로부터의 유입이 아닌 주요 도시의 성 소수자 커뮤니티를 통한 밀접한 신체 접촉으로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되며, 이와 관련한 해당 국가의 조사가 진행 중이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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