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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5·18 북한군이라던 '광수'는 나"…42년만에 '김군'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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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이라던 ‘광수 1번’은 시민



중앙일보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김군' 당사자인 차복환 씨가 12일 서울 중구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서 열린 대국민 보고회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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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 북한군 침투설을 주장하는 근거로 악용돼왔던 ‘광수 1번’ 사진의 주인공이 생존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42년 만에 이뤄진 진상조사 결과 그가 북한군이 아니라는 사실도 함께 드러났다.

5·18 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12일 열린 대국민 보고회에서 “지만원씨가 5·18 당시 광주에 침투한 북한 특수군, 일명 ‘광수 1번’으로 지목했던 일명 ‘김군’이 생존해 있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보수 논객 지만원씨는 그동안 "5·18 당시 광주 금남로 최루탄 발사차량(페퍼포그) 위에서 기관총을 잡고 탑승해 있는 시민군 사진 속 인물을 북한 특수군인 북한의 농업상 ‘김창식’이라고 주장해왔다. 5·18 조사위가 실존 인물이자 당시 시민군이라고 지목한 인물은 차복환(62)씨다.



“내가 사진 속 인물”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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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김군'. 사진 영화사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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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씨는 이날 대국민 보고회에 나와 당시 사진이 찍힌 경위도 직접 설명했다. 그는 “당시에는 찍힌 줄 몰랐는데 알고 보니 이창성(당시 중앙일보) 기자님이 찍었다”면서 “찍지 말라고 했는데도 계속 찍어서 화가 나 째려보다가 찍힌 사진”이라고 말했다.

차씨는 5·18 당시 무명의 시민군 중 한명이었다. 그의 행적은 지난해 5월 5·18기념재단에 “내가 사진 속 인물이다”는 제보가 접수되면서 드러났다고 한다. 5·18 조사위는 해당 제보를 이관받아 당사자와 사진을 비교·분석하고 뒷받침할 수 있는 추가 증언 및 증언을 확보했다.

차씨는 자신이 ‘김군’이라고 불리게 된 배경 중 하나인 ‘석방하라 김군’이란 글귀가 적힌 두건을 쓴 배경도 밝혔다. 그는 “원래 ‘김대중’이라고 쓰려다가 못 했다”면서 “다른 사람들이 내 이름을 쓰라고 했는데 이미 ‘김’자를 써놔 ‘김군’이라고 썼다”고 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김군’이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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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중구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서 열린 대국민 보고회에서 5·18 당시 시민군 '김군' 차복환 씨가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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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조사위는 차씨를 직접 촬영했다는 이창성 기자와 함께 현장 동행조사를 거쳐 영상 채증과 진술 등 교차 검증도 거쳤다. 차씨가 광수 1번이라는 거짓주장에 악용된 사실을 알게 된 계기는 북한군 침투 주장을 파헤치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김군’이었다고 한다.

차씨는 “작년까지 내가 ‘광수 1번’으로 알려진 것을 잘 몰랐는데 집사람이 영화 ‘김군’을 보고 나서 광수 1번이라는 것을 알았다”며 뒤늦게 사진 속 실존 인물이라는 사실을 밝히게 된 배경을 전했다.

5·18 조사위는 “다큐멘터리 영화 김군을 제작·감독한 강상우씨, 앞서 사진을 보고 ‘자신의 부모님이 운영하던 막걸릿집을 자주 다녔던 인물’이라고 주장했던 목격자들과 대면조사까지 한끝에 차씨가 사진 속 인물과 동일인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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