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韓, 금투세·코인·STO 집중 이유…“근로소득만으로 살기 어려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노동약자지원법 입법발의 국민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청년들의 자산 형성과 창업에 집중하는 정책 행보에 무게를 싣고 있다.

26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한 대표는 한 3D 인테리어 플랫폼 스타트업 창업자가 연대 보증 책임 때문에 가압류를 당한 건에 문제의식을 갖고 관련 법제 개선 검토에 착수했다. 한 캐피탈 업체가 투자했던 스타트업이 경영 악화로 폐업하자, 투자금 반환소송을 내면서 창업자 개인 부동산을 가압류한 사건이 계기였다.

현행 벤처투자촉진법 시행령에 따르면 창업자 고의나 중과실이 없을 경우 연대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돼 있으나, 캐피탈 업체는 법적 지위가 벤처투자조합이 아닌 ‘신기술사업 금융업자’여서 해당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이 같은 사각지대를 없애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연대 책임의 굴레에 빠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게 한 대표 등 여권의 구상이다.

한 대표는 STO(토큰증권발행) 법제화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STO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부동산, 미술품, 음원 등 실물자산을 토큰 형태로 발행해 조각 투자할 수 있게 하는 금융 서비스를 말한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STO 발행 법제화를 위한 자본시장법과 전자증권법 개정안 등 관련 법안을 발의하면서 주식시장에서 관련 주가가 급등하는 일도 있었다. 한 대표는 오는 28일 국민의힘 디지털정당위원회와 김재섭 의원이 주관하는 STO 조찬 포럼 등에 참석해 관련 정책 불씨를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가상자산 과세 유예 등을 주장했던 한 대표는 최근 자본시장 활성화에 집중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7·23 전당대회에서 ‘청년 지지 회복’을 전면에 걸었던 흐름의 연장선이라는 게 여권 핵심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대표는 최근 주변 참모들에게 “근로소득만으로 먹고 살기 어려워 금융 투자 등 부가 소득에 중요성을 느끼는 청년들이 많아졌다”며 청년 자산 형성을 돕는 정책 마련에 집중하는 이유를 밝혔다고 한다.

하지만 일각에선 청년 일자리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 정책도 병행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20대 이하 청년 일자리는 전년 동기 대비 13만개 줄어 2018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이슈 파급력이 큰 자본 시장에만 집중하면 의도하지 않아도 자칫 투기를 부추기는 판을 깔아주는 형국이 될 수 있다”며 “근로 소득으로도 먹고 살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정책들을 전면에 내세우는 등 정책 밸런스를 같이 가져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민정 기자 kim.minjeong4@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