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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밀가루 뛰더니 식용유도"…고삐 풀린 서민 물가, 14년래 최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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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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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지표인 생활물가가 14년 만에 최대폭으로 치솟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도네시아가 팜유 수출 중단을 예고한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간 전쟁으로 곡물가격 급등까지 맞물린 영향이다. 당분간 가공식품·외식물가 오름폭이 더욱 커져 민생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26일 관세청의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팜유 수입량은 6만2192톤(t), 수입액은 9038만달러(1131억원)로 t당 수입 가격이 1453달러(182만원)에 달했다.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0년 1월 이후 최고치다.

팜유는 팜 나무 열매를 쪄서 만든 식물성 기름으로, 주로 식용유 등 가공식품 제조에 쓰인다.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인 인도네시아는 최근 생산부족 문제로 식용유 현지 공급이 어려워지자 28일부터 식용유 원료 수출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팜유 수입 가격은 당분간 더 오를 전망이다. 팜유 수출중단 조치가 장기화할 경우 식용유 등 가공식품을 비롯한 국내 생활물가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통계청이 이달 초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생활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5.0%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소비자들의 구입빈도와 지출비중이 높아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품목을 모은 지표다. △쌀 △식용유 △빵 등 가공식품, △짜장면 △치킨 △김밥을 비롯한 외식물가 등 141개 품목이 이에 포함된다.

올해 생활물가가 2008년 8월 6.6% 오른 이후 약 14년 만에 6%까지 뛸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생활물가 오름세를 이끌고 있는 가공식품과 외식가격이 6% 이상 오르고 있어서다. 가공식품 물가는 지난해 11월부터 3% 이상 오르다가 지난달 6.4% 상승해 10년 만에 최대폭 올랐다. 외식가격의 경우 지난해 8월부터 3% 이상 뛰다가 지난달 6.6% 오르면서 약 24년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유가, 곡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가공식품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선 사료용 곡물 수입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사료용 곡물 수입단가지수는 전 분기 대비 5.8%(추정치) 올랐으며 2분기에는 13.6%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 여파로 국내 계란값까지 들썩이고 있다. 이날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25일 기준 특란 30알의 평균 소비자 판매가격은 7008원으로, 이달 초 가격(5일 6300원)보다 약 10% 상승했다. 계란과 같은 식자재 가격 상승은 외식물가를 추가로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생활물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국제유가, 국제곡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업체들이 기존에 비축한 물량을 전부 소진한다면 수입물가 부담이 제품가격에 전이될 수 밖에 없다"며 "방역해제에 따른 수요 정상화까지 고려하면 가공식품·외식물가 오름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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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뉴스1) 구윤성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2일 오후 전북 군산시 군산공설시장의 한 전통 과자 가게를 찾아 전병을 골라 상인에게 건네주고 있다. 2022.2.2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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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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