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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덜 익은 것 조기 수확하다 보니 맛이”…가격 3년만에 ‘반토막’ 났다 [일상톡톡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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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목 맞추려고 잘 익지 않은 샤인머스캣 밭떼기로 조기 수확해 출하

“제대로 된 생육 관리 이뤄지지 않으면서 전반적으로 품질 낮아졌다”

샤인머스캣의 가격이 3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거봉보다 오히려 저렴한 역전 현상도 나타났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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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샤인머스캣 평균 도매가격(가락시장 경락 가격)은 2㎏에 1만1404원이었다.

같은 무게의 거봉(1만5993원)보다 4600원가량(29%) 저렴했다.

샤인머스캣 월평균 도매가격은 지난 7월과 8월만 해도 거봉보다 몇백원씩 더 비쌌다.

지난달에 품질 저하로 가격 하락 폭이 커지면서 거봉보다 훨씬 싸졌다.

샤인머스캣은 이제 ㎏당 가격이 캠벨얼리와 비슷해졌다. 지난달 캠벨얼리 평균 가격은 3㎏당 1만6571원이다.

샤인머스캣 도매가격은 지난 2021년 9월만 해도 2만4000원에 이르렀으나 3년 연속 하락하면서 54% 낮아졌다. 지난달 도매가격은 지난해 9월(1만5120원)보다는 25% 내려간 수준이다.

지난달뿐 아니라 지난 6∼8월에도 샤인머스캣 월평균 가격은 각각 3년 전과 비교해 큰 폭으로 내려갔다.

이달에도 샤인머스캣 도매가격은 작년 동기(1만900원)나 전달(1만1400원)보다 낮은 8000원 내외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샤인머스캣은 당도가 높고 향이 좋으며 씨가 없어 비싼 몸값을 자랑했지만 이제는 옛말이 됐다.

3년 전만 해도 거봉(1만8246원)은 샤인머스캣 가격의 3분의 2 수준이었으며 캠벨얼리 가격은 샤인머스캣의 절반 수준도 되지 않았다.

샤인머스캣 가격이 곤두박질친 것은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작물로 알려지자 많은 농가가 앞다퉈 재배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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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인머스캣 재배면적은 2020년 이후 급격히 늘었다.

포도 품종별 재배면적에서 샤인머스캣의 비중은 2017년 4%에서 2020년 22%, 2022년 41%로 치솟으며 캠벨얼리를 추월했다.

지난해 포도 재배면적에서 샤인머스캣이 차지하는 비중은 44%로 캠벨얼리(29%), 거봉류(17%)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샤인머스캣의 공급량 증가와 맞물려 제대로 된 생육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품질은 전반적으로 낮아졌다. 당도가 전보다 떨어진 데다 껍질도 질기다고 불평하는 소비자가 많다.

대형마트는 당도 15브릭스 이상 상품을 취급하지만, 전통시장에서는 15브릭스 넘는 상품 외에 13브릭스 정도의 상품도 팔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추석 등 대목을 맞추려고 잘 익지 않은 샤인머스캣을 밭떼기(포전매매)로 조기 수확해 출하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한편 한국산 샤인머스캣은 동남아 시장에서 일본산, 중국산과 경쟁하고 있다. 한국산의 가격은 일본산과 중국산의 중간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적으로 샤인머스캣 수출을 확대하려면 품질을 향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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