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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원자재가 급등 비용 누가 떠안나...철강사 vs 조선사 '후판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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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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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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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제품 납품가 협상이 난항이다. 자동차 강판 가격협상은 그마나 격차를 줄었지만 철강·조선사 간 후판값 협상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가격이 급등한 원자재 가격 폭등 부담을 누가 지느냐가 이번 협상의 쟁점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현대제철 등 철강사와 현대자동차·기아 등 완성차 업체 간 금년도 상반기 자동차 강판 납품가격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톤당 20~25만원 인상하는 선에서 상반기 납품가격이 확정될 전망이다. 앞서 철강업계는 톤당 30만원 인상을 요구했으나, 완성차업계에서는 10만원 중후반대 가격을 제시해왔다.

철강사와 완성차업계의 납품가격 협상은 매년 상·하반기 2차례 실시된다. 납품은 지속적으로 이뤄지지만, 특정 기간에 납품된 제품가격 협상은 별도로 이뤄지는 방식이다. 가격협상의 결과에 맞게 특정 기간 공급량에 발맞춰 완성차 업체가 값을 치르게 된다. 협상은 각 사 최고경영자(CEO) 직속의 별도 조직이 전담하며, 구체적인 가격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다.

지난해 하반기 자동차 강판 공급가격은 톤당 125만원 안팎이다. 협상 결과에 따라 상반기 가격은 톤당 140~150만원 선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조선사에 납품되는 후판도 마찬가지다. 매년 상·하반기 협상을 통해 가격이 결정된다. 공급가격도 비슷하다. 작년 하반기 120만원 안팎에 후판이 공급됐다.

주요 철강사와 완성차 업체 간 협상은 마무리 단계지만, 조선사와의 협상은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철강사는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반면, 조선업계는 지난해 상·하반기 연속 가격을 높인 상황에서 추가적인 인상은 곤란하다는 반응이다. 가격 인상의 필요성에 공감한 완성차업계와 달리 인상 자체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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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을 거듭하는 까닭은 이익률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강판 가격이 톤당 20만원 오르면 완성차업계의 비용은 1조원 증가한다. 조선사의 경우 후판이 선박 제조원가의 20%를 차지하기 때문에 부담이 더욱 크다. 철강사들도 고객사인 완성차·철강사 등과의 협상에서 '을(乙)' 역할을 자처했지만, 양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맞서는 실정이다.

지난 1월 7일 톤당 125.18달러에 거래돼던 국제 철광석 가격이 지난 8일 159.25달러로 크게 올랐다. 3년 전 가격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올랐다는 게 철강업계 설명이다. 고객사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려던 철강사가 양보하지 않게 된 것도 결국엔 이 때문이다. 철강업계는 인상요인이 분명함에도 인상 자체를 거부하려는 조선업계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철강사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도 가격 인상 불가피성을 인정하고 4년만인 지난해 상반기 부터 인상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조선업계도 조선산업 침체기 당시 자발적인 가격 동결로 고통을 분담했던 철강사의 고통 분담을 기억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주실적이 개선됐을뿐 조선 경기가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라면서 "이미 지난해 상·하반기 가격을 인상한 상황에서 또 다시 값을 높여야 한다는 철강사의 요구가 조선사의 막대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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