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4%대 ‘물가폭탄’…석유‧밀 때문에 터졌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올해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년 3개월 만에 4%를 넘긴 데는 국제유가와 곡물 가격 인상이 주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기름과 밀 가격이 급등하면서 그 영향이 국민 식탁과 생활에 연쇄적으로 닥쳤다.

중앙일보

소비자물가 추이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통계청]


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을 통해 세부 품목별 물가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국수(32.2%)‧라면(9.6%) 등 밀가루가 들어가는 가공식품 가격이 모두 지난해 같은 달보다 올랐다. 같은 기간 쌀 가격은 7.5% 떨어졌는데 빵(9.0%)‧파스타면(14.1%) 등 밀가루를 쓰는 양식 제품 가격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쌀 가격은 떨어졌는데…빵·국수 폭등



지난달 전체 가공식품 가격은 1년 전보다 6.4% 올랐다. 2012년 4월(6.5%) 이후 9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전체 물가 상승률(4.1%) 중 0.55%포인트는 가공식품 기여분이다. 밀가루를 중심으로 한 가공식품 가격 인상이 물가 상승에 주된 영향을 미쳤다.

중앙일보

7일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반면 농산물의 경우 지난해 3월보다 가격이 내려갔다. 특히 채소류 물가는 10.4% 하락했다. 수산물 상승률도 0.6%밖에 되지 않았다. 농산물이 물가를 낮추는 역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4%대 물가 상승률을 기록할 정도로 유가와 곡물 가격의 영향이 컸다는 의미다.



곡물 가격, 외식물가도 올려



3월 외식물가는 6.6% 상승하며 외환위기로 물가가 폭등한 때인 1998년 4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23년 11개월 만이다. 품목별로 뜯어보니 역시 곡물 가격 상승으로 인한 연쇄효과가 드러났다. 햄버거(10.4%)‧피자(9.1%)‧자장면(9.1%)‧짬뽕(8.3%) 등 밀가루 위주의 양식‧중식이 높은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 곡물 가격 상승 누적으로 재료비가 오르면서 외식 물가가 크게 뛰었다”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곡물가격 인상 닥친 3월 물가상승률.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곡물 가격이 외식비용을 올리고, 밥상물가를 자극했다면 국제유가는 공업제품 가격을 줄줄이 올렸다. 직접적으론 휘발유(27.4%)‧경유(37.9%)‧등유(47.1%)가 올랐다. 석유류의 물가 상승률 기여도는 1.32%포인트에 달한다. 석유를 비롯해 원자재가 모두 오르면서 공업제품 물가가 비싸졌다. 곡물과 석유류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1%까지 끌어올린 ‘물가 폭탄’의 배후였다.



더 오른다…“대대적 인상 또 할 수도”



전문가들은 국제 곡물 가격 오름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의 ‘국제곡물 4월호’를 보면 지난달 국제곡물 선물가격지수는 1달 전보다 19.1% 상승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식용 밀의 수입단가는 t당 448달러로, 전달보다 10.6% 올랐다. 지난해 1월만 해도 t당 300달러도 안 됐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인한 세계 곡물 가격과 해상운임 상승으로 2분기(4~6월)엔 더 오를 것이라는 게 연구원의 전망이다.

송민규 키움증권 연구원은 “남미 작황 부진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으로 국제 곡물 가격은 급격한 상승세를 연출했다”며 “상승세 완화 조짐은 잘 보이지 않는다”고 예상했다. 그는 “현재와 같은 곡물 가격 상승 추세가 지속한다면, 하반기에 주요 음식료 업체들이 다시 한번 대대적인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과거에도 원‧부재료 단가 상승 때 2~3년 연속 가파른 가공식품 물가 상승이 발생했었다”고 덧붙였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