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EU 2년 만에 정상회담
시진핑 "美·EU·러·나토, 유럽 안보 메커니즘 만들어야"
중국과 유럽연합(EU)간 정상회담이 2년 만에 화상으로 재개된 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에서 시진핑(왼) 중국 국가주석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모습이 화면을 통해 보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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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과의 화상 정상회담에서 "EU와 러시아, 미국,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유럽에서 안보 메커니즘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타스 통신이 중국 관영 신화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지금과 같은 지경에 이른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세계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을 지지해야 하며 불에 기름을 부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우크라이나와 난민 수용국에 인도적 지원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시 주석은 이번 위기로 인한 여파에서 세계 경제가 회복하는 데 몇 년 또는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면서 중국과 EU는 우크라이나 위기의 영향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과 EU간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첫 대화란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중-EU 연례 정상회담은 지난해 신장 위구르족 인권 문제와 리투아니아 사태 등으로 양자 관계가 악화하면서 중단됐지만 이번 위기 속 2년 만에 재개된 것이다.
원래 중-EU 정상회담은 경제협력에 주로 초점을 맞춰 왔지만, EU는 이번 회담에서 무역 외에 기후변화 문제도 거론하려다 갑작스런 전쟁으로 주제를 바꿨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특히 중국이 러시아 지원을 시도할 경우 양자 경제관계를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해 '침공'이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있는데, 이 점을 들어 미국과 EU는 중국이 러시아의 제재 회피를 돕는 경제적 지원과, 무기 공급 등 군사 지원까지 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어떤 유럽 시민도 러시아의 전쟁을 돕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며 "그러면 유럽에서 중국의 평판이 크게 훼손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즈니스 부문 역시 사건들을 주시하고 있으며 각국이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 평가하고 있다"면서 "이것은 신뢰 및 장기 투자 관련 결정에 대한 문제"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그는 "중국은 러시아에 대해 영향력을 갖고 있는 만큼, 이번 전쟁을 책임지고 종식으로 이끌어야 한다"면서 "러시아가 평화협상을 통한 해결로 돌아올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시 주석은 "EU가 중국에 대한 인식을 독자적으로 형성하고 독자적인 대중국 정책을 추진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미국의 대중 정책에 동조하지 말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국과 유럽연합(EU)간 정상회의가 2년 만에 화상으로 열린 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에서 리커창(왼) 중국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모습이 화면으로 보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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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 EU 지도부는 이날 오후 시 주석과 회담하기에 앞서 리커창 중국 총리와 오전 중 1차 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리 총리는 "중국은 우크라이나 평화협상에 대해 '우리 방식으로' 돕고 있다"고 말했다고 관영 CCTV 보도를 인용해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리 총리는 또 "모든 나라의 영토 보전을 포함한 국제법과 국제규범의 보호를 지지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U 지도부는 리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중국은 서방이 러시아에 가한 제재 회피를 돕지 않을 것이며,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확약을 촉구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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