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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백신음모론자·봉쇄비판자 총집결…미국이 다음 팬데믹 막을 수 있을까[딥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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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보건 책임자로 RFK주니어·웰던 의원 등 지명

모두 포괄적 백신 접종, 팬데믹 봉쇄 등 반대했던 인물

뉴스1

11월 미국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한 23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州) 글렌데일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 현장을 찾아 악수하고 있다. 2024.08.23.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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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 국가 보건 조직 수장에 백신 무용론을 주장하고 팬데믹 확산을 막기 위해 택했던 봉쇄를 비판했던 인사들이 속속 지명되면서 만약 또 팬데믹이 온다면 미국이 이를 막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식품의약국(FDA) 국장에 존스홉킨스 외과 의사이자 작가인 마티 마카리,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수장에 데이브 웰던 전 공화당 하원의원을 지명했다. 백신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 겸 의무총감에는 폭스 뉴스 해설자로 유명한 재닛 네셰이와트 박사를 지명했다. 국립보건원(NIH) 원장은 스탠퍼드 의대 교수이자 경제학자인 제이 바타카리야가 지명될 가능성이 있다. 바타카리야 교수는 팬데믹 기간의 정부 봉쇄 정책을 비판해 왔다.

마카리는 FDA 비판자 중 가장 저명한 사람으로,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FDA의 대응이 강압적이고 관료적이었다고 주장한다. 마카리는 자신은 백신 지지자라고는 말했지만, 포괄적인 예방접종 의무가 너무 지나쳤다고 주장한다.

웰던 전 의원은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고 주장하며 정부 연구를 촉구했던 인사다. 그는 CDC가 백신 안전성을 중시하거나 그를 위해 돈을 들이지도 않은 채 백신 접종률만 우선시한다고 비난했다. 웰던 전 의원의 압력 때문에 20년도 더 전에 당시 백신 자문위는 MMR 백신을 홍역, 볼거리, 풍진, 세 가지 각각으로 분리하는 투표를 해야만 했다.

웰던 의원이 그래야 자폐증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해서였는데 당시 모든 패널은 분리에 반대하는 데 만장일치로 투표했다. 당시 위원회 위원이었던 한 전문가는 "우리가 투표했다는 단순한 사실만으로도 백신 자폐증 위험설이 가치가 있거나 의미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고 후회했다.

네셰이와트 박사는 마스크 쓰기와 백신 접종 등을 강조하는 주류 공중보건 조언을 옹호했다. 다만 야외에서도 마스크를 쓰는 것이나 어린이들의 마스크 착용 강요는 반대했다. 그러다가 팬데믹 기간 중간에는 백신의 의무 접종을 반대하면서 병을 앓아 얻는 자연 면역이 더 좋은 것이라고 선전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신의 선물'이라고 하고 어린이 마스크 착용을 델타 변이를 피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등 말을 자주 바꿔 '코비드 괴물(covid freak)'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트럼프는 1기 때는 전염병 대응 경험이 많은 인사들을 기용하는 전통적인 방식의 보건 의료 부문 인사를 했지만, 이번에는 그와는 거리가 먼 선택을 했다. 특히 보건복지부(HHS) 장관 면면이 극단적으로 대비된다. 트럼프 1기 마지막 보건복지부 장관인 알렉스 에이자는 코로나19 백신 공급계획인 '오퍼레이션 와프 스피드'의 핵심 설계자였다. 그런데, 이번에 그 자리에 앉힌 것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로, 그는 한때 코로나19 백신을 '인류에 대한 범죄'라고도 불렀다.

하지만 마카리는 최근 폭스뉴스에 출연해 케네디 주니어가 과거에 말한 것으로 그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면서 "그는 자신이 백신 반대자가 아니라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 그는 다른 사람의 백신을 제거하거나 빼앗지 않을 것"이라고 옹호했다.

백신에 대한 비판적 견해에서 알 수 있듯이 트럼프의 새 보건팀은 전염병 대응 대신 일반적으로 간과되어 왔다고 말하는 당뇨병, 심장병 및 기타 만성 질환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전임자들은 기후변화 등으로 대규모 전염병 발병이 불가피한데 이들이 백신 신뢰도를 약화하면 비상사태 시 연방 대응이 방해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1기 때 의무총감이었던 제롬 애덤스는 23일 X에 "새 행정부는 강력한 감염병 대응 계획을 갖고 공중보건과 백신 신뢰도를 높게 유지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이번에는 1년이 아니라 4년 동안 전염병 때문에 정신이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미네소타 대학교 전염병 전문가인 마이클 T. 오스터홈은 "미생물과의 또 다른 전쟁이 벌어질 때 우리는 모두의 손이 필요하며 최고의 과학과 최고의 공중 보건 관행이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그런 일을 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다"고 말했다.

공중 보건 전문가들은 대유행 가능성이 있는 다양한 병원체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 그중 가장 유행 가능성이 높은 것은 올봄 처음으로 미국 젖소에게서도 발견된 조류 인플루엔자 H5N1 바이러스다. 이 바이러스는 가금류에서 더 나아가 포유류까지 전염시키고 있다.

미국에서는 감염된 소와 접촉한 55명의 농장 노동자가 이 병에 걸렸는데 최근에는 캘리포니아에서 한 어린이와 캐나다의 한 10대가 감염 동물 접촉 이력이 없는데도 조류인플루엔자에 걸려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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