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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Pick] 정상석 파손범 "나는 힘든데, 정상에서 행복해하는 등산객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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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라진 정상석들.

"나는 이렇게 힘든데, 정상에서 행복해하는 등산객들을 보니 기분이 안 좋았다."

수락산과 불암산 일대 5개 정상석을 없애고 훼손하는 등 만행을 벌인 피의자가 한 말입니다.

피의자인 20대 남성 대학생 A 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받은 스트레스로 벌인 일이라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오늘(31일) 남양주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재물손괴 등 혐의로 20대 남성 A 씨를 붙잡아 조사했습니다.

A 씨는 올해 수락산 주봉과 도정봉, 도솔봉, 국사봉과 불암산 애기봉 등 정상석을 훼손한 뒤 주변에 버리거나 기차 바위에 설치된 안전로프를 자른 혐의를 받습니다.

A 씨는 지난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등산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우연히 정상석을 밀어봤는데 움직이길래 굴려 떨어뜨리기 시작했다"며 "그 뒤 맨손으로 안 움직이는 정상석은 쇠 지렛대 등을 들고 다니며 훼손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이렇게 힘든데 정상에서 행복해하는 등산객들을 보니 기분이 안 좋았다"며 "특히 일반 등산객들이 '내가 정상석을 세웠다'며 허세를 부리는 모습에 화가 나 돌을 굴려 버렸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휴대전화를 압수해 정확한 범행 동기를 살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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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석이 사라지고 남은 흔적(왼쪽) ,정성석을 끌고가 남은 것으로 추정되는 흔적(오른쪽) (사진=남양주시청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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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달 중순 수락산에서는 주봉, 도정봉, 도솔봉 등에 세워져 있던 정상석이 사라지고 수락산 정상 인근의 기차 바위에 설치됐던 안전로프 6개도 모두 훼손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또 이달 하순에는 인근 불암산에서도 정상석이 사라졌습니다.

이에 의정부경찰서와 남양주북부경찰서는 수락산 등 일대를 탐문하면서 범인을 추적했지만, 산 정상 주변에 CCTV가 없어 수사에 어렴을 겪어왔습니다.

그러다가 쇠 지렛대 같은 장비를 들고 다니는 수상한 등산객이 있다는 목격자 진술을 바탕으로 추적 끝에 A 씨를 붙잡았습니다.

A 씨는 범행을 부인하다가 경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자 그제야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A 씨는 귀가시켰고, 추후 다시 조사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김성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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