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살려달라" 상가서 울려퍼지자…몰카범 제압뒤 사라진 쿠팡 기사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 부천의 한 상가건물 가게에 손님으로 가장해 침입한 뒤 직원을 불법 촬영하고 폭행한 남성이 쿠팡 배달기사에게 제압돼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는 폭행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1시쯤 부천 중동 한 상가건물 가게에서 직원 B씨를 불법 촬영하고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불법 촬영을 의심한 B씨가 경찰에 신고하자 그의 목을 조르는 등 폭행한 뒤 달아난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가게 밖으로 나가 도움을 요청했고 이를 목격한 쿠팡 배달기사가 도망치던 A씨를 제압해 경찰에 인계했다.

B씨의 친구는 이날 온라인커뮤니티에 현장 사진과 함께 '몰카범을 제압해주신 쿠팡 기사님을 찾습니다'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작성자는 "제 친구가 손님으로 가장해 들어온 몰카범의 촬영용 보조배터리를 발견한 후 빼앗아 신고하고 경찰관을 기다리는 도중 해당 몰카범은 도주하기 위해 제 친구 목을 조르고 넘어뜨린 후 명치 윗부분을 발로 가격했다"고 적었다.

이어 "제 친구가 벽에 머리를 박고 넘어져 몰카용 보조배터리를 손에서 놓친 틈을 타 몰카범은 불법 촬영물 증거를 들고 도망을 갔고, 제 친구는 필사적으로 뛰쳐나가 살려달라고 부르짖었다"고 했다.

작성자는 "이에 상가에 있던 쿠팡 기사님께서 주저 없이 바로 남성을 제압해 도와주셨다"며 "그 와중에도 몰카범은 택배 기사님 멱살을 잡고 폭행을 하며 도망가려고 안간힘을 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택배 기사님은 제 친구에게 다친 곳은 없는지 꼭 잡고 있을 테니 안심하라고 경찰이 올 때까지 안전한 곳으로 피해 있으라고 하시며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셨다"고 덧붙였다.

작성자는 "제 친구가 기사님께 연락처를 물어봤지만 당연히 도와줄 일을 했다고 하시며 그냥 가버리셨다"며 "쿠팡 고객센터에 전화했지만 같은 건물이어도 기사님이 한두 명이 아니라 찾을 수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했다.

경찰은 A씨로부터 휴대전화와 촬영 기능이 있는 보조배터리를 압수했으며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불법 촬영물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가 들어와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배달 기사가 A씨를 잡아두고 있었다"며 "A씨를 상대로 불법 촬영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