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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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는 와중에도 국제 유가가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배럴당 200달러 전망이 나왔지만 현재 국제유가는 100달러 아래로 내려간 상태다.
1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4월물은 전장보다 배럴당 6.57달러(6.4%) 떨어진 96.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99.91달러로 마감했다. WTI와 브렌트유가 모두 100달러 아래에서 마감한 것이다.
WTI는 지난 8일 배럴당 123.70달러를 찍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였다. 하지만 불과 8일 만에 WTI는 22.0% 급락했다. 종가 기준으로 WTI가 100달러를 밑돈 것은 3월 들어 이날이 처음이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국제유가의 급등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압도적이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은 원유를 수출하는 러시아의 원유와 가스 수입을 금지한다고 밝히자 유가가 더 오를 것이란 비관론이 터져나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전망치가 배럴당 200달러로 가장 높았고고, 골드만삭스는 175달러, JP모건은 185달러를 전망했다.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에너지 담당 부총리는 지난 7일 "러시아 원유 금수 조치가 시행되면 배럴당 300달러 이상 유가 폭등도 가능하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와 반대로 국제유가는 120~130달러에서 고점을 찍고 일주일 만에 20% 이상 급락했다.
국제유가 급등을 이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3주를 넘어가면서 '승자 없는 전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이 유가를 끌어내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양측이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밤 우크라이나측 협상단의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고문은 트위터를 통해 "4차 협상이 내일(16일) 계속될 것"이라면서 "근본적인 모순이 있지만 확실히 타협의 여지도 있다"고 낙관론을 내비쳤다.
중국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봉쇄되는 도시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유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코로나 확산으로 '중국의 실리콘 밸리'라고 불리는 선전시가 전면 봉쇄됐다. 선전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와 함께 중국의 4대 도시로 꼽히는 곳이다. 도요타 장춘 공장, 폭스콘 선전 공장 등이 잇따라 문을 닫는 등 중국의 산업생산에 본격적인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원유 소비가 줄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유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이란 핵합의도 유가의 주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독일 등은 이란과 지난해 4월부터 빈에서 2015년 이란 핵 합의 복원을 위한 협상을 이어오고 있다. 협상은 9부 능선을 넘은 상황으로 평가됐다.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이다. 하지만 이란 핵합의가 타결되면 이란이 원유 수출을 재개할 수 있기 때문에 유가 하락을 부채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위험자산은 원유 가격이며, 원유 선물 가격은 전쟁 리스크가 반영돼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라며 "현재 WTI 선물 가격은 만기가 멀수록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으로 시장에서는 향후 원유가격 하향 안정화를 예측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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