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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러시아 영향력 센 조지아, EU 가입신청 어떻게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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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브리핑]

조선일보

지난달 25일(현지 시각)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에서 우크라이나 지지 집회가 열려 시민 3만여 명이 참가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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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소련에서 독립한 조지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계기로 지난 3일(현지 시각) 유럽연합(EU) 가입을 신청했다. 조지아는 지난 10여 년 동안 미국·유럽 등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중립 정책을 구사했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에도 서방이 중심이 된 대(對)러시아 제재엔 동참하지 않았는데 돌연 EU 가입 추진을 발표한 것이다.

-조지아가 갑자기 입장을 바꾼 이유는 무엇인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놀라 ‘다음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조지아는 지난 2008년 러시아의 침공으로 국토 20%에 해당하는 북부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에 대한 영향력을 상실했다. 조지아는 북쪽으로 러시아와 국경을 마주한다. 언제든 러시아 침략을 받을 수 있다. 집권 여당인 ‘조지아의 꿈’ 이라클리 코바키드제 의장은 “EU와 통합은 안보를 강화하며 (외부 세력의) 점령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러시아 제재엔 동참하지 않았다.

러시아에 대한 높은 경제 의존도 때문이다. 지난 2008년 러시아의 침공과 단교 이후에도 수출입 규모가 가장 큰 상대가 러시아였다. 이에 조지아의 꿈은 지난 10년간 이른바 ‘전략적 인내’라 불리는 실용 외교 정책을 펴왔다. 가리바슈빌리 총리는 러시아 비(非)제재와 관련, “러시아 무역 수입은 물론 러시아에서 일하는 친척들의 송금도 끊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지아 국민 여론은?

지난 10년간 세 차례 총선에서 연달아 조지아의 꿈을 집권 여당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를 대하는 국민 여론은 집권 여당에 비판적이다. 자국이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은 것을 두고 수도 트빌리시에서 매일 집회가 열려 수만 명이 참가하고, 거리와 건물엔 우크라이나 국기가 걸려 있다. AFP 등 외신들은 “조지아 국민들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면서 14년 전 악몽을 떠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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