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 리포트 "전쟁 발발만으로 유가 100달러 돌파"
"이란을 정상국가로 만들 경우 가장 큰 피해국은 러시아"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5일 리포트에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은 당분간 강세가 불가피하다"며 "이란 제재 해제가 변곡점일 수는 있으나 그것이 안정적인 하향 추세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지아, 크림반도, 그리고 우크라이나 사태를 되짚어 올라갔다. 2022년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내전의 형태로 발생한 전쟁에 대한 러시아의 참전은 침략이 아닌 명목상 평화유지군 투입이라고 꼽으며, 조지아, 크림반도 사건에서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던 미국은 이번 사태에 대해 강력한 입장을 내놓고 있고 1차제재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효성 없는 명목상의 제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미국은 이란에 대한 제재로 원유 수출을 금지했고 북한에 대해서는 원유 수입을 제한했다"며 "2021년 러시아 수출액의 45%가 에너지였음을 감안하면, 영향력 있는 제재 수단은 이란에게 가했던 에너지 수출 금지가 가장 강력해서, 이것을 빼놓고는 제재의 효과를 누리기 어려우나 이 카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이 쓸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고 판단했다.
그는 "전쟁 발발 소식만으로도 브렌트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섰는데 일간 500만배럴 내외의 원유와 Global PNG 물량의 28%(유럽 수입량의 40%), LNG(액화천연가스)의 8%를 점하는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수출 제재는 러시아의 피해보다 유럽 및 아시아의 피해가 더 클 수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지금의 증산 결정은 OPEC도 아닌 러시아가 포함된 OPEC+가 결정하니 여기에 증산 요청을 하는 것은 여러모로 모양새가 빠지고, 증산을 이끌어낼 유일한 방법은 이란 및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 해제"라며 "이를 통해 최소 200만배럴의 증산을 유도할 수 있으니 비상시국에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을 정상 국가로 만들 경우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있는 국가는 러시아로, 이란은 세계 2위의 천연가스 보유국이나 제재로 인해 지금까지 제대로 수출해 본적이 없다"며 "그리고 이란은 세계 4위의 원유 매장량을 확보하고 있어서 러시아보다 1.5배 많은 규모로, 경제 제재로 지금까지 본격적인 탐사 개발이 이뤄지지 못했음을 감안하면 현재 추정량보다 더 많은 양이 있을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2022년 2월 22일 이란 대통령은 유럽을 포함한 세계에 천연가스를 공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선언했는데, 이는 러시아 입장에서 분명한 리스크라고 짚었다.
박 연구원은 "미국은 이란의 정상 국가화를 통해 에너지 가격을 하향 안정시키려 할 것으로, 이것 말고는 달리 카드가 없다"고 판단했다.
러시아의 경우 중국을 향한 파이프라인(Pipeline) 확대가 대안이라고 짚었다. 2019년 12월 가동된 Power of Siberia 1 pipeline은 2021년 약 1180만톤의 천연가스를 중국으로 보냈다. Power of Siberia 1의 최대 용량은 연간 4357만톤이고 중국향 수출량은 매년 증가해 2025년부터 매년 2714만톤이 중국으로 향하게 된다.
박 연구원은 "가격 요인 뿐 아니라 중국에게 필요한 것이 안정적인 장기 공급 계약이니 러시아와 이해와 욕구가 일치한다"며 "우크라이나 문제에 엮이고 싶지 않은 독일 마저 NordStream2를 철회한 상황에서 EU(유럽연합)에 대한 가스 공급이 우크라이나 이전으로 정상화될 것 같지는 않으므로, EU향 LNG 수출 급증으로 2022년 1월 Global LNG 수출국 1위가 전통의 카타르/호주가 아닌 미국이 되었으니, 미국 역시 이 상황을 바꾸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수년간 급격히 감소한 E&P(석유개발) 투자금액으로 신규 유전 및 가스전의 개발 역시 축소되었기 때문"이라며 "특히 LNG의 경우 초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탈러시아를 위해 올해 EU가 쌓아야 할 천연가스 재고량이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박 연구원은 "현재 아시아 천연가스 가격을 배럴로 환산하면 배럴당 150달러가 넘는다"며 "원유보다 높은 가스가격은 원유의 소비를 증가시키는 또 다른 요인이기에 원유와 가스 모두 년중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제시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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