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며 4330만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사진은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모습. [사진 제공 =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비트코인의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가치 저장수단으로 주목받던 위상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23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2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에 러시아군 투입을 명령한 후 2주 만에 최저인 3만6370달러(약 4355만원)까지 떨어졌다.
비트코인은 옹호론자로부터 '디지털 금'으로 일컬어진다.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금과 유사하게 가치 저장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코로나 펜데믹과 지정학적 위기 등 세계 경제 불확실성과 물가 상승에 따른 화폐 가치 하락의 위험 회피 수단으로 비트코인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주식 등 다른 위험자산에 비해 금융시장의 변동에 상대적으로 비트코인이 적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믿어 왔다. 하지만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그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1월 6만9000달러(약 8262만원)에 육박하는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가 현재는 거의 반 토막이 났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조정 국면을 겪고 있는 세계 주식시장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S&P500지수가 최근 고점 대비 10% 하락하며 기술적 '조정' 영역에 진입했고, 나스닥지수는 고점 대비 19.58% 하락해 약세장(20%↓) 진입을 코앞에 둔 상황이다.
가상화폐 거래업체 B2C2의 트레이더인 크리스 딕은 CNBC에 "가상화폐와 주식의 상관관계는 지난 몇 달간 인플레이션 관련 거시경제 뉴스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상황에서 높게 나타났다"면서 "이는 비트코인이 몇 년 전에 선전했던 안전자산이 아니라 현재로서는 위험자산처럼 움직인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점점 더 주식시장의 흐름을 닮아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비트코인과 S&P 500 지수의 상관계수는 2017∼2019년 0.01에 그쳤지만 2020∼2021년에는 0.36으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반면 금은 최근 지정학적 긴장 속에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금 현물 가격은 지난 22일 트로이온스(31.1g)당 1913.89달러(약 229만원)까지 올라 6월 1일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22V 리서치 기술 전략 책임자인 존 로크(John Roque)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은 조용히 약해졌고 최대의 적인 금보다 현저하게 낮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비트코인이 3만 달러로 되돌아간 다음 그 아래로 떨어질 것을 예상하고 있고, 금이 새로운 사상 최고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