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레스트앤레크레이션 아시나요? 안다면 당신도 패션 '젠지세대' [요즘 뜨는 브랜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쇼핑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젊은 일본 여성들의 필수 코스 중 하나로 꼽히는 의류 매장이 있다. 서울 한남동과 성수동에 위치한 '레스트앤레크레이션(RR)' 플래그십 스토어다. RR은 패션에 관심 있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요즘 뜨는 브랜드'다. 2022년 론칭해 올해로 세 살이 된 신생 브랜드이지만 글로벌 패션 시장에서 K패션 브랜드로 존재감을 빛내고 있다. 편안한 디자인과 멋을 잃지 않는 캐주얼 룩으로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1년 만에 연 매출 약 1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알파벳 'R'을 형상화한 개성 있는 로고와 다양한 색감의 패딩, 니트, 카디건 등으로 유명하다. 뉴진스와 아이브 등 인기 연예인이 착용한 핑크 패딩 브랜드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올해에는 지난 9월 기준 이미 지난해 매출을 돌파하며 연간 15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론칭 첫해인 2022년 매출 22억원에서 2년 만에 약 7배 급성장한 것이다.

등장만으로 K패션에 돌풍을 이으킨 RR을 이끄는 김지은 대표는 '프리마돈나'를 디렉팅해온 경력자다. 프리마돈나는 도쿄와 파리 편집숍에 입점하고 2018년까지 꾸준히 서울컬렉션 런웨이에도 올라 일찍이 K패션을 글로벌 시장에 알린 브랜드로 꼽힌다.

김 대표는 RR을 론칭하기 직전에는 블랙핑크와 트와이스 등 인기 K팝 아이돌 의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다방면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RR은 론칭 첫해인 2022년부터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에 입점하고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론칭 1년 만에 100억원대 매출을 내며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요. 고객들로부터 이렇게 큰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전에도 프리마돈나를 오래 이끌어본 경험이 있어서 브랜드 출시 프로세스와 해외 진출 등을 준비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비교적 젊은 층이 캐주얼하게 입을 수 있고 가격대도 저렴한 브랜드를 내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RR'이 탄생했죠.

어느 정도 확신은 가지고 시작했지만, 이렇게까지 빨리 성공할 거라곤 예상을 못 했어요. 대중적인 취향을 반영하면서도 조금 더 새롭고 다른 디자인으로 '고객이 왜 우리 옷을 사야 하는지' 설득하고자 한 방향성이 통한 것 같습니다. 저희 브랜드의 장점은 입었을 때 예뻐보이는 핏이라고 생각해요.

- '레스트앤레크레이션'이라는 다소 긴 브랜드명은 어떻게 탄생했나요.

▷제가 가수 리한나를 좋아하는데, 그 이름에서 따왔어요. 열 살이 된 반려견 이름이 '리리'인데 이것도 팬들이 리한나를 부르는 애칭이거든요. 리리(RiRi) 처럼 R이 두 개 들어가는 이름을 짓고 싶어서 검색하다 보니 '레스트앤레크레이션'이라는 뜻이 명확하고 길게 발음이 되는 두 단어의 조합이 마음에 들었죠.

- 리한나 이름에서 브랜드명의 영감을 받은 줄은 몰랐습니다. 해외 가수들을 좋아하시나요.

▷옛날부터 멋있는 솔로 디바들을 좋아하고 동경했어요. 리한나뿐만 아니라 마돈나, 비욘세와 국내에선 리사도 너무 좋아하죠. 프리마돈나라는 브랜드 이름도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작년에는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비욘세 콘서트를 미국 마이애미에서 직접 보고 왔는데 정말 행복했어요. 멋진 여성이 혼자 퍼포먼스를 하는 걸 보며 제 브랜드를 만드는 데 많은 영감을 받습니다.

- 브랜드를 만들고 제품을 내는 과정에서 어떻게 영감을 받는지 궁금합니다.

▷디자인이 화려한 퍼포먼스 의상을 좋아하다 보니까 RR 출시 직전 2~3년 동안은 쉬면서 K팝 아이돌 의상을 많이 제작했어요. 에스파 데뷔곡인 '블랙맘바' 때 무대의상이나 블랙핑크, 트와이스, 레드벨벳, 아이브, 엔하이픈 등 정말 많은 그룹과 함께 일해봤습니다. 20대 때부터 프리마돈나를 이끌면서 레이디 가가, 카일리 제너와 같은 해외 유명인들에게 의상을 협찬해본 경험이 도움이 됐죠. 셀럽들이 직접 구매해서 입기도 했어요.

- 무신사와 손잡고 RR뷰티를 론칭해 주목받고 있는데, 협력 계기와 의미가 궁금합니다.

▷브랜드 이름이 어려워서 자연스럽게 로고가 이슈가 됐는데, 나이키도 로고로 유명하듯이 이걸 잘 활용해보고 싶었습니다. 패션과 근접하지만 다른 영역인 뷰티가 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RR의 옷을 좋아하는 젊은 친구들이 화장품도 저희 제품을 쓰면 어떨까 싶었죠.

뷰티 제품 준비에 1년의 시간이 걸렸는데 로고를 잘 살린 패키지나 케이스를 개발하는 데 절반 이상을 쏟아부었죠. 내년부턴 아이메이크업이나 립, 베이스 등 다양한 메이크업 제품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 앞으로 유통망 확장 전략이나 중장기적인 해외 진출 계획은 무엇인가요.

▷올해는 너무 바빠서 여력이 안 됐지만 내년엔 해외에서 팝업 등 행사를 적극적으로 할 계획입니다. 일본 오사카 팝업에 이어 12월엔 도쿄 이세탄백화점에서 단독 팝업이 예정돼 있어요. 중국에선 라이선스 비즈니스를 전개할 계획이죠. 해외 곳곳에서 많은 연락이 오고 있지만, 모든 곳에서 판매하진 않고 전략적으로 진출해나갈 생각입니다. 현재 RR 매장이 신세계 강남점, 한남, 성수 세 곳에만 있는데도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매출이 더 높습니다. 오프라인에서 특히 해외 고객들이 큰 비중을 차지해 해외에서의 성장성도 높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어요.

- K패션으로 성공을 꿈꾸는 신진 디자이너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젊은 디자이너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중요해요. 창의적이면서도 대중과 동떨어지지 않는 중간 지점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야 하죠. '특이하다'에서 끝나지 않고 '나도 입어보고 싶어' 이런 타협이 필요합니다. 저 스스로도 샘플이 나오면 직접 입어보는데, '나라면 돈을 내고 살 건가'라고 생각해보는 버릇이 있어요. 내 브랜드를 살 고객을 찾아다니기보다 찾아주는 브랜드가 되고 싶어요.

[김금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