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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통신One] 실물 크기 1/6 "'작은 한복' 매력 맘껏 느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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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희 작가 시카고 두번째 전시회…"'한복 알리기' 계속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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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활동하는 강금희 작가가 미국 시카고에서 두 번째 ‘작은 한복’ 전시회를 연다. ‘화류놀이’라는 제목으로 이달 17일부터 3월 2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서양모델 6점을 포함해 모두 18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강 작가는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달랬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사진=강금희 작가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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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뉴스1) 박영주 통신원 = “이번 ‘작은 한복’ 전시회 ‘화류놀이’에는 서양 모델 6점을 포함해 모두 18점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코로나19로 지친 분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와서 봄날 꽃놀이하듯 편히 즐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국에서 온 ‘작은 한복’ 강금희 작가가 이달 17일(현지시간)부터 3월 2일까지 윌링의 시카고 한인문화회관 갤러리에서 ‘작은 한복’ 전시회 ‘화류놀이’를 진행한다. 시카고(미국) 전시는 지난 2019년 ‘조선의 하루’ 전시회 이후 두 번째이다. ‘작은 한복’은 실물 한복을 1/6 크기로 줄여 작업하는 것을 말한다.

첫 번째 전시회 반응이 기대 이상이어서 “매우 감사했다”는 강 작가는 “이번 전시회가 코로나19로 지친 시카고 한인들 마음을 달래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회 제목을 ‘화류놀이’로 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일 년 내내 집안에 머물러야 했던 규방 여인들의 거의 유일한 외부행사였던 게 음력 3월 3일 삼짇날 열린 화전놀이. 이는 또한 화류놀이로도 불린다.

강 작가는 “지난 2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조선 시대 여인들의 삶과 흡사하다고 느꼈다”며 “다가오는 봄에는 가볍고 설레는 마음으로 봄을 즐겼으면 해서 전시회 제목을 ‘화류놀이’로 정했다”고 말했다.

전시회에는 모두 18점의 ‘작은 한복’이 전시된다. 전통한복과 현대한복을 선보이며, 첫번째 전시회와 모두 다른 작품들이다. 서양 모델 6점도 이번에 새로 선보인다. 강 작가는 “한국 모델과 함께 서양 모델도 늘 함께 작업하고 있다”며 “한국인만 위한 한복이 아니라, 서양인을 위한 현대화된 한복에도 관심이 많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강 작가는 이번 전시회 출품작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도 살짝 귀띔했다. ‘가벼운 구름처럼’이란 한복으로 상의는 꽃무늬, 아래 치마는 석류 문양이 수놓아진 한국 전통 직물로 만들었다. “그래서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예쁘고 가벼운 느낌이 든다”며 “이번 전시회에 가장 잘 어울리는 느낌”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전시장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보이는 바로 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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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희 작가가 이번 전시회 출품작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 꼽은 ‘가벼운 구름처럼’. 한복 상의는 꽃무늬, 아래 치마는 석류 문양이 수놓아진 한국 전통 직물로 만들어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예쁘고 가벼운 느낌이 든다”는 게 강 작가의 설명이다. © News1 박영주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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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더. 전시회를 열 때마다 구매 문의가 적지 않다고 한다. 작고 예쁜 것을 소장하고 싶은 마음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마찬가지인 듯. 강 작가는 그러나 “전시용으로만 작품 활동을 한다”고 밝혔다. 여러 곳에서 한국 전통문화를 선보이고 싶다는 한복 작업 취지를 잇고 싶은 바람 때문이란다.

그가 ‘작은 한복’을 시작하게 된 건 물론 한복 자체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됐다. 의류학을 전공했으며 학부 생활 중 한복에 조예가 깊은 스승의 영향이 컸다. 한복 모델로 한복을 입고 촬영할 때 ‘매우 아름다운 옷이구나’ 그 느낌도 좋았다. 그래서 전공도 한복으로 정했고, 졸업작품전 패션쇼도 한복으로 했다.

‘작은 한복’은 많은 곳 전시를 위해 성인 한복 20여 점은 운반도 전시도 어렵다는 데 착안했다. 그래서 실물 크기 한복의 1/6로 줄여 작업을 시작했다. 작지만, 실제 한복과 같다. 전통 바느질로 만들고, 실제 입고 벗을 수도 있다. 작아서 요소요소 정교함을 살리는 게 작업의 어려움이다. 작품 한 점 만드는 데 적게는 1주일, 많게는 서너 달 걸리기도 한다. “원하는 핏이 나올 때까지 고치고 또 고친다”는 게 강 작가의 말. 욕심이 크다.

작가로서 그가 설명하는 작은 한복의 매력. “한복은 아름다운 옷이지만, 자주 입지 못해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합니다. ‘작은 한복’은 일반인들이 한복을 지어볼 좋은 기회예요. 입지 못해도 집안 곳곳 전시해두고 미술품처럼 원하는 스타일을 상시 볼 수 있어요. 편안하게 생활 속에서 한복을 즐길 수 있습니다.”

작은 한복 대중화를 위한 움직임도 병행하고 있다. 이번 두번째 전시회를 앞두고 ‘전통 한복 특강’을 마련했다. 지난 1월 7일 시작해 3월 첫째 주까지 진행한다. 따로 마련한 배냇저고리 수업은 이미 종료했다. 강 작가는 “수업에 참여하는 3, 4명의 솜씨가 뛰어나 작은 한복을 만들 정도가 됐다”며 “이분들 작품으로 기획 전시회도 열 생각”이라고 전했다.

작가 개인으로는 작업을 실물 크기 1/4로 확대할 생각이다. 전통 복식의 매력을 더 담아내기 위한 방안이다. 여기에 ‘한복의 일대기’를 담아내고 싶은 바람이 있다. 강 작가는 “사람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입는 한복이 다 다르다”며 “배냇저고리부터 수의까지 사람이 평생 입는 한복을 총망라해 전시회를 열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 외 특히 한복이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에서 더 많은 전시회를 열고 싶은 기대도 전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다양한 접촉이 일시 중지된 상태지만, “저를 찾아주는 곳 어디든” 작은 한복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에 시카고 많은 한인 분들이 와서 가볍게 봐주고 즐겨줬으면 합니다. 한복을 통해 전통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전통문화의 힘을 자긍심으로 가져갈 수 있길 바랍니다.”

전시회 한 번 할 때마다 3, 4년 준비가 필요하다는 게 강 작가 말이다. 판매도 안 하고 입지도 못하는 한복을 만들면서 자신에게 “이걸 왜 할까?’ 묻는다는 그는 “우연히 찾은 한 전시회에서 ‘아름다움이 가진 힘은 물리적인 힘보다 크다’는 말에서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게 문화가 갖는 힘”이라는 강 작가의 자기 결론을 어쩌면 이번 전시회를 찾는 모든 이들이 공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yjpak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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