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간 계엄령 겪은 이 나라서…'윤 대통령 지지 글' 집권당에 발칵

대만 집권당인 민주진보당이 SNS(소셜미디어)에 올린 '한국 계엄령 지지' 게시물/사진=스래드(SNS) 갈무리

대만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지지하는 내용의 글을 SNS(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삭제했다.

지난 4일(현지 시각) 대만PTV 뉴스에 따르면 최근 민진당은 SNS에 "한국 국회는 친북세력에 장악됐고, 윤석열 대통령은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이어 "대만 입법원(의회)도 (야당인) 중국국민당과 대만민중당이 국방 예산을 삭감하고 권한을 위법적으로 확대했고, 대법관을 마비시켰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팀 타이완'인 우리는 매 순간 암흑 세력의 침투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저항하고 있다"고 적었다.

해당 게시물이 공개되자 중국국민당 관계자는 "계엄을 통해 다른 목소리를 제거하고 다른 의견이나 작은 불편함조차 용납하지 않겠다는 건 권력은 부패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셈"이라며 "민주주의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민진당 측은 "국제적인 정보를 공유하고 국내 정치 상황과 비교한 것일 뿐 계엄을 지지할 의도는 없다"며 "민진당은 계엄 시기에 창당된 정당으로, 결코 계엄을 지지할 의도가 없다"고 해명했다.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도 덧붙였다.

대만은 1949년 장제스 국민당 정부의 대만 이전부터 1987년까지 38년간 계엄령(백색공포)을 겪었다. 민진당은 계엄령이 시행 중이던 1986년에 창당됐다.

박상혁 기자 rafand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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