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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국정원 ‘5·18 북 개입설은 허위’ 10여년전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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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조사위, 최종보고서 반영 예정

한겨레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 조사관들이 지난해 10월 옛 사진을 토대로 5·18 과정을 분석하고 있다.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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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극우 인사와 극우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끊임없이 주장해온 ‘5·18민주화운동 북한군 개입설’을 국가정보원(국정원)이 20여년 전부터 허위사실이라고 판단해온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17일 공개한 ‘2021년 하반기 조사활동보고서’를 보면, 국정원은 2006~2015년 북한군 개입설을 자체적으로 조사해 사실무근이며 허위라는 결론을 내렸다. 국정원은 2006년 탈북민 임아무개씨가 잡지 기고와 기자회견을 통해 ‘5·18 때 북한 특수군이 광주에 침투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자 ‘일관성 없는 소문 수준의 첩보’라고 평가했다. 당시 해상과 전후방지역 육상에 적 침투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고, 군 경계 또한 뚫리지 않았으며, 간첩 통신 증가 등 특이 동향도 없었다는 게 주된 근거였다.

국정원은 본인이 광주에 직접 남파됐다가 계엄군과 교전한 뒤 복귀했다고 주장하는 탈북민 정아무개씨도 2009~2010년 세차례 직접 면담조사를 했다. 당시 국정원은 정씨가 ‘동향 출신 이아무개씨에게 과시하기 위해 5·18 당시 광주에 들어갔다’고 거짓말한 사실을 확인했다. 정씨가 최초 입국했을 당시 작성된 합동신문조서에도 5·18과 관련한 내용은 전혀 언급돼 있지 않았다고 한다.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5·18조사위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 5·18 당시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내용을 담은 장편소설 <풍계리>를 출간한 김평강(필명)씨는 조사위 출석 요구를 네차례 거부했다. 이후 동행명령장이 발부돼 담당 조사관이 13차례에 걸쳐 집행을 시도했지만,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조사위는 지난해 12월 경찰청에 김씨 주장의 사실 여부를 밝혀달라고 수사를 요청했다. 또 극우 성향 누리꾼들이 주로 모이는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서 자체 안면 비교분석 내용을 근거로 광주시민을 광주에 투입된 북한 특수군(이른바 ‘광수’)이라고 주장한 필명 ‘노숙자담요’에 대해서도 경찰청에 그 소재와 주장의 신빙성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5·18조사위는 국정원 조사 자료와 경찰 수사 결과 등을 최종 보고서에 반영할 예정이다. 이재의 5·18기념재단 비상임연구원은 “국정원에서도 이미 북한군 개입설은 허위사실로 판명한 만큼 더 이상의 5·18 왜곡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방부도 2013년 ‘군의 입장’이라는 공식 문서를 내어 “5·18 당시 북한군 특수부대가 개입했다는 내용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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