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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하락장에 존재감 드러낸 '스테이블코인'...국내 금융권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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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은 기자]
디지털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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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문정은 기자] 최근 글로벌 긴축 우려로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스테이블코인이 시장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스테이블코인의 성장세에 주목하며 관련 규제 논의를 시작했으며, 국내 금융사도 이에 주목해 논의를 거쳐 가상자산 거래 환경 구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가상자산이다. 법정화폐와 1:1로 가치가 고정돼 있어 안정성이 확보된다는 특징이 있다.

최근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은 크게 불어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올들어 불안정한 가상자산 시장 흐름과 대조적인 점에 주목했다.

김종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美 민간은행의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스테이블코인은 지난 1년간 500% 이상 성장했는데, 전체 시가총액이 1700억달러를 상회했다.

같은날 오전 11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1월 최고점 대비 44% 하락한 3만7233달러를 기록했다. 이더리움 가격도 44% 내린 2687달러를 보였다. 국내 시장도 지난해 11월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8200만원 선까지 치솟았다가 지속 하락세를 보였고, 지난달 4000만원 초반까지 떨어졌다 최근 5300만원 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및 양적 긴축 예고에 따라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확대로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지난 11월 최고점 대비 약 1400억원가량 증발했다.

김종현 연구원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이 급락하는 상황과 달리, 가격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는 스테이블 가격은 1달러를 유지하며 시가총액은 성장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 등은 변동성이 높아 상용화에 장애 요인이 있어 비교적 안전한 스테이블코인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시장 대응 차원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주목받고 있는데,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인 디파이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빌려 다른 안전 자산에 투자하는 식이다.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것보다 디파이 서비스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빌리거나 빌려주고 이자 수익을 얻는 것이 더 낫다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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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공급량 추이 [사진: 코인매트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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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커지면서 미국 일부 금융권에서는 USDF 컨소시엄을 형성해 스테이블코인 거래 환경을 조상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뉴욕 커뮤니티 은행과 NBH 은행, 퍼스트 은행 등 중견은행 포함 7개 기관들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달 이 컨소시엄은 뉴욕 커뮤니티 은행에서 NBH 은행으로 스테이블코인 USDF을 송금하고 수령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USDF는 미국 달러와 1:1 가치로 연동되며 USDF 컨소시엄 가맹 은행만 취급할 수 있다.

그동안 가상자산 시장에 널리 유통되는 USDT(테더)나 USDC 등은 민간기업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인데, USDF는 은행 중심 발행 코인으로 안정성과 규제 문제 해결, 투자자 보호 등에서 우위에 있다고 컨소시엄 측은 보고 있다.

규제 측면에 대한 논의도 진행 중이다. 8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청문회를 개최하고 규제 방향 등을 다뤘다. 이 자리에서 넬리 량 재무부 국내금융 담당 차관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한편, 시장은 현존하는 리스크를 완화해 줄 규제를 받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IT 업체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면 안 되고, 발행 기업은 은행과 동일한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도 냈다.

김종현 연구원은 이같은 동향에 주목하고 "국내 금융사도 스테이블코인 논의 확대를 통해 안전한 가상자산 거래 환경 구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 시중은행에서도 이전보다 과감하게 자체적으로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실험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우리은행은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스테이블코인인 '우리은행 디지털화폐(WBDC)'와 NFT(대체불가토큰) 발행에 대한 기술 검증을 완료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발행된 스테이블코인이나 NFT를 송금하거나 결제 기능이 가능토록 하는 '멀티자산지갑'에 대한 기술 검증도 마쳤다고 했다.

김종현 연구원은 "은행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금융 외 일반기업 대비 금융시스템 안정성 측면에서 우위에 있으며, 기존 규제와 연계 적용이 상대적으로 용이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 과정에서 역할 충돌에 따라 스테이블코인에 규제가 확대될 우려는 있으나, 스테이블코인이 제도권 편입시 금융권에 미칠 영향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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