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2월 2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반도체· 희토류 ·배터리 등 핵심 품목의 공급망을 확보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을 하기 전에 반도체 칩을 들고 연설을 하고 있다. (C)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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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미국이 러시아를 상대로 광범위한 반도체 수출 금지에 나설 것이라고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2일(현지시간) 정부 소식통을 인용,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시 '전례없는 광범위한 제재'로 러시아에 반도체 공급을 중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생산하는 반도체뿐 아니라 미국의 장비나 도구, 소프트웨어, 디자인 등을 이용해 해외에서 생산하는 반도체에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제재의 범위와 강도에 따라 한국처럼 첨단 반도체 생산을 주력 산업으로 삼는 미국의 동맹국에도 직간접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중국 기술업체 화웨이를 상대로 내린 제재와 비슷한데, 실제로 화웨이는 미국 제재 영향으로 고전하고 있다.
미국 투자회사인 레이먼드 제임스의 정책 분석가인 에드 밀스는 "반도체는 새로운 무기"라며 "한 나라의 반도체 접근을 막을 수 있다면 그 나라의 현대적 경제 작동 능력을 초토화하는 것"이라고 악시오스에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반도체 제재의 범위가 얼마나 넓을지는 알 수 없지만, 인공지능(AI)이나 양자 컴퓨터와 같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한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러시아가 이 분야의 발전을 원한다면 우리와 우리의 동맹국들, 파트너들만이 생산할 수 있는 기술과 제품이 필요하다"며 "이 제재는 시간이 지날수록 러시아의 생산 능력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정부의 이런 행보를 두고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악시오스는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계획은 일부 업계 관계자들을 불안하게 해왔다"라며 자칫 외국 기업이 향후 미국 기술을 쓰지 않거나, 미국 기업이 아닌 기업을 통해 대안을 모색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로버트 앳킨슨 미국 정보기술혁신재단 회장은 "(반도체 수출 제재는) 푸틴을 두 번 생각하게 만들 수 있는 큰 무기"라면서도 "이 무기를 사용할수록 많은 국가와 회사들은 미국의 변덕에 의존하지 않겠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생각하는 광범위한 제재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이 미국의 제재 움직임에 따르지 않을 수 있어서다. 이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는 만약 러시아가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로부터 반도체를 수입할 수 없게 되면 중국으로 눈을 돌리더라도 "생산능력과 혁신적 잠재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시영 기자 appl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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