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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NFT 어디서 사서 어디에 쓰냐고?” TV로 구매하고 디지털 액자로 구독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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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코인광풍이 불었다면 2021년은 NFT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영국 사전 출판사인 콜린스는 NFT를 2021년 올해의 단어로 선정하기도 했다. NFT는 블록체인에 저장되는 디지털 인증서로 예술작품이나 수집품 같은 자산의 소유권을 기록할 수 있는 ‘대체 불가능한 토큰’을 의미한다. 콜린스에 따르면 지난해 NFT 언급량은 전년도에 비해 무려 1만1000%나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기업 체이널리시스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NFT 시장은 최소 269억달러(약 32조782억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다양한 기업들이 플랫폼 선점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가장 앞선 기업은 오픈시(OpenSea)다. 지난 2017년 1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거점으로 설립된 오픈시는 지난해만 100억달러(약 12조원)의 거래 규모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태동기에 불과한 NFT 시장은 시장에 발을 들이지 않은 많은 아티스트, 크리에이터, 셀러브리티, 게임 개발자 등이 시장에 뛰어들 경우 올 한 해 더욱 파이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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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2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모나리자’를 감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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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서 NFT 구매하고 감상까지… 타 가전으로 확장 가능성

NFT 시장은 활성화되었지만 정작 활용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러한 고민에 대해 ‘TV를 통한 감상’이란 답을 내놨다. TV가 특별히 방송이나 영상 콘텐츠를 보지 않아도, 다양한 사진이나 미술품을 켜놓는 등 인테리어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NFT 사업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양 사는 CES 2022를 통해 NFT 기반의 디지털 예술품 감상과 거래가 가능한 플랫폼을 TV에 구현하며 경쟁을 펼쳤다. 플랫폼 구현에서 앞서나간 쪽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마이크로발광다이오드(LED), 네오 QLED, 더 프레임 등 TV 신제품에 NFT 플랫폼이 탑재됐다. TV를 비롯한 여러 기기에서 게임과 영화 감상,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지원하는 ‘스마트 허브’에 NFT 거래 기능을 넣은 것이다. TV에서 바로 NFT를 거래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기술은 CES 2022에서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측은 “디지털 예술 작품을 발견하고, 거래할 수 있는 직관적인 통합 플랫폼이다”라며 “소비자들은 소파를 떠나지 않고도 NFT를 검색하고 살 수 있다”라고 했다.

TV에 NFT를 거래하는 시스템을 선보인 것은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다. 이 플랫폼은 마켓플레이스(구매자와 판매를 연결하는 상거래 플랫폼) 형태로 운영된다. 다양한 외부 거래소에서 NFT 디지털 예술품을 가져와서 TV에 맞게 보여주는 형태다. 소비자들은 TV로 NFT 예술품을 선택해 창작자나 작품 해설 등의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 라이프스타일 TV 제품군에 속해 있는 ‘더 프레임’의 경우 세계 유명 미술·박물관 등과의 협업을 통해 디지털 액자 역할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비슷한 기능을 갖고 있는 냉장고 등으로 NFT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역시 NFT 플랫폼을 TV에 적용할 것이란 계획을 내놨다. 박형세 LG전자 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최근 “(NFT 플랫폼을 TV에) 탑재할 계획이 있다”라며 “지금까지 몇 년간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진행했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가 예술과 미술품에 최적화돼 있다고 판단해 마케팅을 진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역시 NFT 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앞서 지난해 10월 LG전자는 디지털 예술 플랫폼 기업인 블랙도브와 함께 초대형 가정용 사이니지 LG 다이렉트뷰(DV)LED 익스트림 홈 시네마에 NFT 작품 콘텐츠를 제공하는 아트 컬렉션을 추가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NFT 기반 예술품 전시회인 더 게이트웨이에 LG 시그니처 올레드(OLED) R를 이용해 NFT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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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 윈터 갤러리 2021’에서 라이프스타일 TV를 통해 전시되는 디지털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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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영역까지 NFT 전시하는 디스플레이 경쟁

두 회사는 TV 외에도 직간접적으로 NFT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주로 벤처캐피털 삼성넥스트를 통해 투자하는 형식으로 참여해본 사업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례로 NFT를 활용한 이른바 돈 버는 게임(P2E·플레이투언)으로 알려진 크립토키티를 개발한 대퍼랩스에 지난 2018년 투자했고, 최근에는 슈퍼레어, 애니모카 브랜즈, 니프티스, 페이즈, 오프 등 NFT 관련 스타트업의 지분투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는 2017년 더 프레임을 출시한 이후, 디지털 기반의 아티스트, NFT 아트 관계자들과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해 왔으며, 지난 6월에는 세계적인 경매 회사 ‘소더비’의 첫 NFT 디지털 아트 경매에 공식 파트너사로 참여하기도 했다.

또한 폴더블(접히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플립3 출시 때는 구매자에 국내 미술작가들의 NFT 작품을 무료로 배포하는 한편, 지난해 12월 23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코엑스 윈터 NFT 갤러리’에 참여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가 추진하고 있는 ‘클레이튼 거버넌스’에 LG그룹 주요 계열사들과 함께 참여하고 있다. 전시회 참여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12월 LG전자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대체불가능토큰(NFT) 기반 예술작품 전시회 ‘더 게이트웨이(The Gateway)’에서 LG 시그니처 올레드 R, 와인셀러, 냉장고, 가습공기청정기 등을 선보였다. 해당 전시에서 LG전자는 LG 시그니처 올레드 R를 통해 올레드만 가능한 생생한 화질로 표현된 저명한 아티스트의 NFT 예술작품을 선보였다. LG 시그니처 와인셀러, 냉장고, 가습공기청정기 등 예술과 기술이 조화를 이룬 프리미엄 가전도 소개했다.

LG전자 북미지역대표 겸 미국법인장 윤태봉 부사장은 “전시에서 세계 최초 롤러블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R와 같은 혁신 제품과 NFT 예술작품의 결합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보였다”며 “차별화된 마케팅 활동을 통해 프리미엄 고객들과 교감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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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럴 디지털 캔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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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액자로 세계 유명 미술관 작품 무제한 감상

TV 외에 디지털 액자를 통해 세계 유명 미술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제품도 등장했다. 뮤럴 디지털 액자는 파리 루브르박물관, 오르세미술관, 영국 국립미술관 등 전 세계 54곳의 유명 박물관 및 미술관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과거 및 현대 작가의 3만여 점의 명화 및 사진 작품을 무제한으로 감상할 수 있는 21세기 신개념 디지털 액자이다. 특히 뮤럴 큐레이션 팀이 미술에 전문지식이 없는 초보자들을 위해서 다양한 주제와 미술 사조, 작가와 박물관별로 라이브러리를 구성해 누구나 쉽게 작품을 검색하고 추천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멤버십 가입 방식으로 전 세계 미술관과 박물관이 소장한 고대·근대·현대 회화, 사진 작품과 디지털 아트를 감상하는 형태다. 이 외에도 스마트폰이나 카메라로 직접 찍은 사진을 와이파이로 전송해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교체할 수 있다. 넷기어코리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국내·해외여행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뮤럴 디지털 액자를 통한 전 세계 랜선 투어나 명화 감상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CES 2022에 선보인 아토믹폼 역시 NFT 전용 디지털 디스플레이 등을 생산한다. 아울러 아토믹폼은 NFT를 직접 판매하고 실물과 디지털 형태의 작품이 공존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NFT를 구입한 사용자가 이미지의 크기나 색깔을 바꿀 수 있는 소프트웨어적인 권한을 가질뿐더러, 이미지를 실물로 만든 하드웨어도 가질 수 있도록 서비스를 구현해 준다.

NFT 구독 서비스를 활용한 소형 디지털 액자의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엘팩토리는 오는 3월 출시 예정인 블루캔버스의 소형 스마트 액자 ‘아티비아’를 17일 선보인다. 구독형 서비스를 통해 세계 유명 명화부터 신진작가들의 작품까지 다양한 작품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10.1인치 크기의 아티비아는 블루캔버스의 디지털 아트 서비스 노하우가 발현된 브랜드다. 기존의 49인치(149만원), 26.5인치(109만원) 대형 블루캔버스보다 작고 저렴한 제품을 희망하는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용자는 엘팩토리의 미술 NFT 플랫폼 모바일 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콘텐츠를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고, 수천 점의 명화부터 신진작가의 작품까지 무료로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외부 클라우드와 연동해서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이용자에게는 매월 아티비아가 엄선한 미술과 디지털 관련 뉴스레터와 전시회 티켓이 제공된다.

이 외에도 NFT 작품의 오프라인 전시회도 활성화되고 있다. 케어랩스 자회사 나인커뮤니케이션은 최근 NFT 전시를 비롯해 가상 패션쇼, 예술, 박물관 전시회 등을 지원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포틀(PORTL)’을 국내 공식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포틀은 부스 형태의 홀로그램 장치와 홀로그램을 이동시키는 기술 ‘홀로포테이션’을 갖춘 소프트웨어·클라우드 서비스 전문기업이다. 인터넷 연결만 지원된다면 시공간 제약 없는 가상 패션쇼와 전시회 등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다.

특히 클라우드 환경을 기반으로 NFT 작품을 비롯한 기타 디지털 상품을 현장에서 전시하는 것도 가능하다. 스피커와 마이크가 내장돼 발표자와 참석자가 실시간으로 양방향 소통도 할 수 있다. 포틀은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 2022’에서도 혁신상을 수상한 바 있다.

블록체인업계 한 관계자는 “NFT의 제한된 활용방식을 오프라인 전시나 공간에 확장하는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가 시도되고 있다”며 “이미 온라인 전시나 갤러리가 활성화된 만큼 온오프라인이 연계된 다양한 방식의 콘텐츠 활용성이 늘어날 것”이라 내다봤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7호 (2022년 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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