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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살려달란 외침, 왜 외면만 하나” 자영업자들 국회 앞 집단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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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사진/ 25일 오후 서울 국회의사당 인근 도로에서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 소속 자영업자 299명이 정부의 영업시간 제한 해제를 촉구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2022. 1. 25 / 장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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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이 정부의 코로나 방역 정책에 항의하며 25일 거리로 나와 단체 삭발식을 열었다. 남녀 자영업자 98명이 머리를 미는 동안 곳곳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9개 소상공인 단체로 구성된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대’(코자총)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분노와 저항의 299인 릴레이 삭발식’을 진행했다. 민상헌 코자총 공동대표는 “자영업자들이 수입이 없어 가족과 같은 근로자를 내보내고, 월세나 전기료를 감당하지 못해도 누구 한 명 관심이 없다”며 “자영업자들은 코로나 이후 발생한 빚은 한 푼도 갚을 길이 없다. 오늘부터 총파산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정부에 코로나에 따른 피해를 소급해 보상하고, 영업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10여 명씩 차례로 연단에 올라 삭발을 했다. 머리를 깎아준 것도 한국이용사회중앙회, 대한미용사회중앙회 소속 자영업자 20명이었다. 삭발이 진행되는 동안 다른 자영업자들은 “우리는 일하고 싶다, 시간 제한 철폐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삭발식에 참여한 카페 사장 신영숙(67)씨는 “여러 번 거리에 나왔지만 정부가 자영업자를 계속 외면해 머리까지 밀게 됐다”며 “삭발하며 손님 없는 가게를 지키며 서러웠던 기억에 눈물이 났다”고 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단란주점을 운영하는 박현석(59)씨는 “여기 나온 사람들은 그래도 영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지만, 진작 망해 폐업한 사람들이 상당수”라며 “사실상 집합 금지가 수십 개월간 계속되면서 어느 때보다 슬픈 설을 맞게 됐다”고 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자영업자 299명이 모두 삭발을 할 예정이었지만, 추위와 시간 문제 등으로 98명만 삭발을 했다.

코자총은 다음 달 대규모 장외 집회도 예고했다. 오호석 코자총 공동대표는 “내달 10일쯤 서울 광화문에서 정부의 방역 정책으로 피해를 본 다른 단체와 힘을 합쳐 대규모 투쟁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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