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3 (수)

[biz인사이드] '밀키트 1위' 프레시지, B2B로 도약 노린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김동일 기자] [이코노믹리뷰=김동일 기자] 밀키트 1위 기업 프레시지가 올해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제조부터 유통까지 책임지는 '퍼블리셔' 역할을 극대화해 밀 솔루션, OEM(주문자 위탁생산), ODM(제조업자 개발·설계 생산) 등 기업 대상 비즈니스 모델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밀키트 시장은 이마트, GS리테일, CJ제일제당 등 대기업들이 대거 참여하며 급성장 중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밀키트 시장은 2020년 기준 2,000억원 규모다. 프레시지가 절반 이상(2020년 매출 1,271억원 기준)을 차지했다. 지난해 프레시지 추정 매출액은 2,000억원대로 알려졌다.

"B2B 완전체 만들자"...HMR·물류 스타트업 적극 인수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프레시지는 B2B 사업에 초점을 맞춰 제조부터 유통까지 모든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먼저, 적극적인 M&A(인수합병)를 통해 퍼블리싱 품목을 다각화하고 있다. 프레시지는 지난해 11월 건강·특수식 전문 기업 '닥터키친'을, 이달 초에는 캐주얼 간편식 기업 '허닭'을 인수했다.

닥터키친은 지중해식, 키토제닉, 비건 등 건강 고관여군 식단을 적용한 간편식을 제조한다. 삼성병원, 서울대학병원 등 다수 종합병원과 임상실험을 거쳐 얻은 연구개발 역량을 간편식에 적용했다. 허닭은 가공육과 볶음밥 등 총 362종의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B2B 사업 물류망 구축에도 속도를 낸다. 프레시지는 이달 초 라인물류시스템을 인수했다. 이 회사는 전국 단위 콜드체인을 구축한 물류 전문 기업으로 총 1만2,000여개에 달하는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매장에 상온, 냉장, 냉동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프레시지는 이로써 간편식과 식자재 유통 기반 B2B 사업과 '비욘드 리테일' 신사업을 본격화 할 방침이다. 외식 전문 업장, 단체 급식소, 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유형의 식품 사업자를 대상으로 조리 공정 간소화를 통해 인건비 절감을 돕는 B2B 전용 간편식 유통을 확대한다.

장소와 목적에 따라 간편식 상품 기획부터 유통까지 해결해주는 '비욘드 리테일' 사업도 추진한다. 고객의 식단 관리가 필요한 헬스장과 간편한 식사 메뉴가 필요한 PC방 등 '사람이 모이는 곳 어디든' 식품 판매 채널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타 식품기업과 협업을 통한 B2B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CJ프레시웨이와 '밀 솔루션'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밀 솔루션은 규격화된 제품인 밀키트 업그레이드 개념이다. 외식업체, 단체급식소 등 각 사업장 특성 및 현장 상황에 따라 메뉴 개발, 배송 등 필요로 하는 부분을 맞춤형 패키지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프레시지는 제품 생산 역량을 통해 고객사 요구에 따른 메뉴 연구개발(R&D), 생산 등을 진행하고, CJ프레시웨이가 보유한 자체 물류망을 활용해 제품을 전국 단위로 공급한다.

높은 부채율...대외변수 걸림돌 넘어야

하지만 프레시지의 이 같은 광폭행보에 대외 상황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인구 절벽으로 인한 국내 식품산업 성장률 둔화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외식 수요 회복이 걸림돌이라는 지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식품산업 연평균 성장률은 2.0% 수준에 그쳤다. 출산율은 매년 최저를 경신하며 인구 증가가 정체돼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음식료품 제조업은 전체 제조업 부가가치(GDP) 중 5.0% 내외를 차지하는데, 향후에도 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밀키트 사업이 식품산업 내 점유율을 높혀 나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식품산업 성장성이 GDP 성장률 수준에 머문다는 점은 부정적 요소다.

단기적 관점에서 위드코로나로 인한 외식 수요 회복 또한 밀키트 수요에 부정적이다. 그동안 식당 영업 및 사적 모임 제한 등의 거리두기로 인해 외식을 줄이고 '집밥' 수요가 증가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백신 접종과 함께 외식산업경기전망지수는 2020년 1분기 59.8pt로 최저점을 지나 지난해 말 60pt 후반대까지 회복했다. 이러한 외식 수요 상승 기조는 밀키트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판매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높은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도 위험요소다. 프레시지의 부채비율 및 차입금 의존도는 지속적으로 확대 중이다. 특히 2019년 4월 용인공장 신축으로 차입금과 부채비율이 급증했다. 2020년 말 기준 부채비율 556.9%, 차입금의존도 60.0%로 식품 업종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이다.

다만, 프레시지는 현재 외형성장을 위해 공장 신설, 전처리 사업 수직계열화, 신사업 관련 인수 등 활발한 투자를 진행하는 단계라는 점에서 높은 부채율은 불가피하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2016년 법인 설립 후 높은 매출액 성장률, 밀키트 시장 내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 등을 유지하고 있으며, 추진 중인 B2B 사업까지 본 궤도에 오르면 부채는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중교 프레시지 대표는 "최근 닥터키친에 이어 허닭 M&A를 통해 건강식부터 캐주얼 간편식까지 퍼블리싱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며 "앞으로도 식품업계에서 주목받는 기업들 간의 연합전선을 구축해 독보적인 사업 역량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Copyright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