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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정지 1년…멈춰선 '8조' 코스닥 시장, 주주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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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임현정 기자] [장기화되는 코스닥 상장폐지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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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시장에서 장기간 거래 정지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상장폐지가 2심제로 진행되는 유가증권시장과 달리 코스닥시장에는 3심제가 적용돼 1년 이상 거래가 정지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상장폐지에는 신중을 기해야 하지만 거래가 정지되면 주주들의 자금 역시 묶인다. 특히 공모펀드의 경우 거래정지 종목은 주가 변동이 없어 기준가에 손실을 반영할 수 없기 때문에 신규 가입자들이 손실을 공유하는 식이 돼 버린다. 최근 증권사들이 헬스케어 펀드 판매를 잇따라 중지한 이유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매매거래가 정지된 코스닥 종목은 총 69곳(스팩 제외)다. 이중 주식병합을 위해 일시적으로 거래가 정지된 2곳을 제외하면 67종목 모두 상장폐지 사유 발생 또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종목들이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종목이 총 1530종목인 점을 고려하면 약 5%가 거래 정지돼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거래가 정지된 종목들의 시가 총액도 총 8조2000억원에 달한다. 대부분 1000억원 내외의 소형주들이지만 신라젠(1조2447억원), 코오롱티슈진(5186억원)에 이어 최근 오스템임플란트(2조386억원)이 거래정지된 탓이다.

1년 이상 거래가 정지된 종목도 24곳이다. 2018년 코스닥시장의 상장폐지 절차가 유가증권시장과 같은 2심제(거래소→기업심사위원회)에서 3심제(거래소→기심위→코스닥위원회)로 바뀌면서 진행이 더뎌지고 있다.

기심위는 거래소 1명, 코스닥위원회 위원 중 4명, 외부 전문가 3명, 별도 법률 자문가 1명 총 9명으로 구성된다. 참석인원 중 과반수 이상이 동의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는데, 추가적으로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심의를 속개할 수 있다. 신라젠의 경우에도 8월에 기심위가 열린 후 11월에서야 속개가 됐다. 또 기심위에서 개선기간은 최대 1년을 부여할 수 있고 이후 이행 내역을 보고 다시한번 기심위를 거치게 된다.

코스닥위원회는 위원장 포함 외부전문가 9명으로 구성된다. 코스닥위원회에서도 개선기간을 최대 1년을 줄 수 있다보니 상장폐지까지 걸리는 시간이 2년이 훌쩍 넘게 된다.

이렇다보니 상장폐지 시기도 몰리고 있다. 3심제가 실시된 이후인 2019년에는 경영 문제로 상장폐지된 코스닥종목이 4곳(스팩, 흡수합병, 이전상장 등 제외)에 불과했지만 2020년에는 13곳, 지난해는 20곳으로 불어났다.

거래정지가 장기화되면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도 투자자금이 무기한 묶이게 된다. 손실을 확정하고 다른 곳에 투자할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헬스케어 펀드들이 판매 중지가 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12곳은 오스템임플란트가 편입된 펀드의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주식이 거래정지되면 외견상 주가 변동이 없기 때문에 펀드 기준가에 반영되지 못한다. 신규 가입자는 의도치 않게 거래정지된 종목들이 포함된 가격으로 펀드를 매수하게 된다.

한 헬스케어 매니저는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폐지 위험에서 벗어나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거래정지 이후에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라도 손실을 볼 수 있는 구조라 기업에 대한 처분이 결정이 되지 않으면 신규 자금 유치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기업의 상장폐지 이후 퇴로를 마련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경우 활발히 운영되는 다수의 장외시장이 존재해 뉴욕증권거래소(NYSE)나 나스닥과 같은 주시장에서 상장폐지가 된 이후에도 거래를 계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장폐지라는 극단적인 상황에 놓이기 전에 기업이 필요에 의해 상하위 시장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장치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임현정 기자 lhjbora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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