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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강화 효과에 고무된 정부, ‘2~4주’ 거리두기 연장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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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전문가들 의견 수렴 중"…31일 거리두기 연장 발표

전문가들 "연장 당연한 수순…의료체계 재정비까지 유지해야"

뉴스1

2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다음 주 적용할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여부가 이번 주 국내 코로나19 유행상황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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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정부가 오는 3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규모, 의료여력 등을 고려해 지난 18일부터 시행한 '고강도 거리두기'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번주 확산세를 고려하겠다고 밝혀지만, 오미크론 변이 집단감염 사례가 곳곳에서 나오는 점, 확진자 감소가 위중증·사망자수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거리두기 연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전날(27일) 오전 출입기자단 온라인 백브리핑에서 "금주 상황을 지켜보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조치에대한 연장·종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이번주 금요일(31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간 일평균 5000명대로 감소에도 위중증·병상가동률은 악화

거리두기 강화 후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확연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4207명으로, 약 1주일 전인 5316명 보다 1109명, 2주전 5817명 보다 1610명이 감소했다.

확진자 발생 추이를 보여주는 '주간 일평균 국내발생 확진자'도 이날 5000명선으로 내려오는 등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강화된 방역조치로 인해 확진자가 7000명 선에서 4000명대로 줄어들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아직 확연한 감소세로 보기는 힘들다고 평가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도 전날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 발언에서 "정부는 지난 18일부터 부득이하게 추가 방역강화조치를 시행중이다"며 "다행히 날로 치솟던 하루 확진자 수는 주춤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확진자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위중증·사망자 수치는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재원중인 위중증 환자는 1078명으로 일주일째 네자릿수를 유지했고, 사망자도 55명 늘어 누적 5300명을 기록했다. 치명률도 0.87%로 지난 25일 0.86%로 오른 후 이틀 만에 0.01%가 또 올랐다.

이에대해 방역당국은 감염된 뒤 1~2주 시차를 두고 위중증, 사망자가 생기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주 중으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확산세가 둔화한 게 아니라, 강화된 거리두기, 강추위로 인한 진단 검사수 감소 등으로 확진자가 일시적으로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중증 환자 수 증가와 함께 중환자 병상 가동률도 높아지는 추세다. 전국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지난 26일 오후 5시 기준 전국 78.9%로, 25일 77.7%보다 다소 높아졌다. 수도권 전체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더 이상 입원환자를 받을 수 없는 수준인 '풀베드' 기준(중환자 병상 가동률 80%)을 넘나들고 있으며, 이날 역시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3.6%로 나타났다.

◇ 전문가들 "앞으로 2주 이상 연장은 힘들어…중환자 의료여력 키워야"

감염병 전문가들은 위중증·사망자 수, 오미크론 변이 유행 등을 고려하면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으로 코로나19 이전 일상으로 돌아갈 수는 없으며, 이 기간에 최대한 중환자 의료대응 여력을 키우고 3차접종(부스터샷)률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도와 연장 기간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또한 다소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코로나19 치료제 도입, 오미크론 변이 유행, 3차접종 등 다양한 변수가 남아있기 떄문이다. 다만 사회적·경제적 측면을 고려해보면 앞으로 2주 이상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는 것은 무리라고 분석했다.

백순영 카톨릭대의대 명예교수는 뉴스1에 "이번주 수요일 확진자 수가 6000명대 선으로 유지되고, 위중증·사망자 수도 그대로 유지되어야 감소세로 돌아갔다고 판단할 수 있다. 현재까지 나온 통계만으로 확산세가 완전히 꺾였다고 보긴 힘들다"며 "지금 당장 수치가 좋아졌다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면 또다시 확진자 수가 8000명대로 올라가는 등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뉴스1에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도나 기간에 대해서 단편적으로 말하긴 어렵다. 다만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기는 매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막연한 기대보다는 지금 상황에서 더 좋아질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각 분야에서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준비와 노력들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처럼 임시적인 조치가 아닌 상시적인 역량 확보가 필요하다"며 "이를테면 중환자실과 감염병 전담 병동 유지를 위해 의료인 파견이 아닌 정규직 채용을 할 수 있도록 중환자실 수가를 현실화하고, 감염병 병동 관리료 등과 같은 제도적 지원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최소한 의료체계가 재정비되고 이제 갓 사용승인이 난 코로나19 먹는 치료제가 도입돼 본격적으로 처방될 때까지는 지금의 거리두기가 유지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 정부 또한 거리두기 강화 기간 중 중환자 병상 확보를 위해 일선 병원에 수차례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병상 확보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에는 상급병원(전국 31개소)을 대상으로 총 306개(허가병상의 1% 규모)의 중증 병상을 확보하도록 했지만, 의료인력·의료장비·음압병실 설치 등의 문제로 올 1월 말이 되어서야 중환자 병상이 확보될 전망이다.

27일 국내 사용 승인을 받은 화이자사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약은 이르면 다음달인 내년 1월 중순께 도입돼 1월 말부터 환자에게 투여될 예정이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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