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나토와 협상 통한 해결 노력할 것” 강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각) 자국의 안전 보장 요구를 미국이 거부하면 다양한 군사·기술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스크바/타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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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각)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러시아의 안전 보장 제공 요구를 거부할 경우 러시아는 다양한 군사·기술적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자국 국영 텔레비전 방송 <로시야1>의 주말 국정 홍보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미국과 나토가 러시아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러시아의 군사·기술적 대응은 무엇이 될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대응은 아주 다양할 수 있으며, 우리 군사전문가들이 어떤 제안을 내게 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은 러시아가 요구하는 보장을 거부하고 있으나, 다음달 러시아와 대화에 나선다는 데는 동의한 상태라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러시아도 나토의 대화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타스> 통신이 외교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도 미국과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날 예정이며 나토와도 협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미국·나토와 협상에서 법률적 구속력이 있는 문서 서명과 같은 긍정적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거부당하기 위한 제안을 한 것이 아니라 법률적 구속력이 있는 외교적 결과를 얻기 위해 제안을 했다”며 “우리는 물러설 곳이 없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미사일을 배치하면 미사일이 모스크바에 도달하는 데 4~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그들은 넘을 수 없는 선까지 우리를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미국과 나토가 러시아 주변에 군사력을 집중하는 걸 감추려는 수단으로 협상을 이용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같은 프로그램에서 “나토가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 국가로 세력을 확장하는 것은 우리에게 생사가 걸린 문제”라며 러시아의 지난 24일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가 푸틴 대통령의 안전 보장 요구를 “더욱 설득력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24일의 시험 발사는 1천㎞ 이상의 거리를 기존보다 9배 이상 빠르게 비행하는 미사일 개발을 위한 것이다. 이날의 발사 시험은 새 미사일 시스템을 내년부터 순양함이나 잠수함에 배치할 준비가 거의 끝났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에이피> 통신이 지적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지난 7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화상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 국가들의 나토 추가 가입 금지와 우크라이나 및 인접 지역에 대한 나토의 무기 배치 금지를 요구했다. 또 러시아 외무부는 15일 두나라간 및 러시아-나토간 안전 보장 조약 초안을 미국에 전달한 바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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